[재경일보 유재수 기자] 미 남침례교(Southern Batist)가 역사상 첫 흑인 총회장을 선출, `백인'과 `보수'라는 꼬리표를 벗어던지고 변화와 개혁의 첫 발을 내디뎠다.
남침례교는 20일(현지시간)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연차 교단(SBC) 대의원총회를 열고 뉴올리언스에 소재한 `프랭클린 에버뉴 침례교회'의 프레드 루터(55) 목사를 새 총회장으로 선출했다.
흑인이 남침례교의 수장을 맡게 된 것은 침례교회 내 남부파가 노예제도를 반대하던 북부와 결별하고 남침례교단을 조직했던 지난 1845년 이후 167년 만에 처음이다.
루터 목사는 총회장 수락연설과 기자회견에서 "내 임기가 끝나고 아프리칸, 아시안, 히스패닉을 다시 회장으로 세우지 못한다면 우리는 완전히 망하는 것"이라며 소수인종에게 문을 활짝 열어 "다 함께 하는 교회"를 세우는 데 전력을 기울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와 함께 총회에서는 교단 명칭인 `남침례교'를 `그레이트 커미션 뱁티스트(Great Commission Baptist)'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각 교회에 선택권을 부여하는 안건도 통과시켰다.
그동안 많은 목회자와 신도들은 교단이 `남부'라는 지엽적 용어에 갇혀 있어 전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명칭 변경을 계속해서 요구해왔다.
남침례교가 교단 명칭 병용을 허락한 것은 미국에서 백인 중심의 보수적이고 배타성이 강한 지역으로 인식되는 `남부(Southern)'의 부정적 이미지를 감안한 결정으로 풀이되고 있다.
남침례교는 애초 교단 명칭에서 `남부'를 삭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해왔으나 중장년층 사이에서 남침례교 고유의 보수적 정체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강하게 일면서 병용안으로 방향을 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