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현정 기자] 총기난사로 77명의 목숨을 앗아간 노르웨이 극우 테러범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33)가 감옥 대신 정신병원에 수용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해 7월 오슬로 정부청사와 우퇴위아 섬 노동당 여름 캠프에서 무차별적인 폭탄 투하와 총기난사로 77명을 살해하고 242명에 부상을 입힌 바 있는 살인마다.
노르웨이 검찰은 21일(현지시간) 브레이비크 사건에 대한 심리를 마치고 그가 정신 이상 상태에서 범죄를 저질렀으며 정신병원 치료가 필요하다는 최종 의견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스베인 홀덴 검사는 이날 최후논고에서 재판부에 "브레이비크를 정신치료 시설로 이송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3월 브레이비크를 테러 혐의로 공식 기소하면서 지난해 11월 의학 전문가들의 감정 결과를 바탕으로 이미 이 같은 의견을 낸 바 있지만 법원은 검찰의 기소 이후 노르웨이 여론이 비등하자 2차 정신 감정을 명령했고, 두 번째 정신 감정에서는 브레이비크가 정상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의료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왔었다.
지난 10주간 계속된 심리는 22일 변호인측의 최종 변론을 끝으로 종료된다. 브레이비크 변호사는 그가 정신이상자가 아니라고 반박할 것으로 보인다.
브레이비크는 자신을 반무슬림 무장조직원이라며 정신상태가 온전하고 지난해 공격은 정치적 견해에서 행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노르웨이 당국이 자신에 대해 정신적으로 문제 있다고 밝히고 있는 것은 자신을 조롱하고 자신의 이데올로기와 관련한 주목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재판부는 내달 20일 또는 8월 24일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재판부가 브레이비크의 범행 당시 정신상태에 대해 정상이었다고 판단하면 최대 형량인 21년의 징역형을 선고하게 되지만 검찰의 '정신 이상' 의견을 받아들이면 브레이비크는 의료시설에서 정신치료를 받게 된다.
홀덴 검사는 이와 관련 브레이비크가 총격을 벌였을 당시 정신이상 상태였는지 확실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지만, 그가 제정신이 아니라는 충분한 의심이 들어 그를 노르웨이 법에 따라 교도소에서 징역을 살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브레이비크는 이날 검찰의 최종 의견이 제시된 후 4월 중순 재판 시작 대와 마찬가지로 오른 손을 주먹을 쥔 채 가슴에 대고 팔을 뻗는 방식으로 민족주의에 대한 경의를 표했다.
브레이비크는 지난해 7월 22일 8명이 사망한 오슬로 정부청사 폭탄테러와 이어 69명이 숨진 우퇴위아 섬 노동당 여름 캠프에서의 총기난사 사건의 범행을 시인한 바 있다.
그는 그동안 심리에서 "다문화 사회로의 진행과 이슬람의 공습을 막기 위한 정당한 공격이었다"고 주장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