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조창용 기자] 해외에 나가보면 국내 5대 재벌그룹인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브랜드가 대한민국의 영문표기인 'KOREA'보다 더 유명하다. 재벌들이 대한민국의 총자산의 50%와 맞먹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비대해졌기 때문이다.
100대 기업의 총자산은 정부 총자산과 거의 같다.
1일 재벌닷컴이 발간한 `대한민국 100대 그룹'에 따르면, 공기업과 민영화된 공기업을 제외한 총수가 있는 자산 상위 100대 그룹의 자산총액 합계(2011회계연도말 기준)는 1천446조7천620억원에 달했다.
이는 기획재정부가 5월 말 `2011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에서 공개한 정부의 자산총액 1천523조2천억원에 육박하는 수치다. 100대 그룹의 총 자산이 정부 총 자산의 95% 수준에 도달했다.
정부가 보유한 자산이 비교적 느리게 증가하는 점을 감안하면 100대 그룹의 총 자산은 이르면 2012회계연도에 정부 자산 규모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100대 그룹별의 자산분포는 상위 5대 그룹에 극심한 편중 현상을 드러냈다.
상위 5대 그룹의 자산총액 합계는 754조원으로 100대 그룹 전체자산의 무려 52%를 차지했다. 정부 총 자산의 절반에 육박하는 막대한 규모다.
삼성그룹이 자산총액 279조820억원으로 압도적인 1위였다. 현대차(154조7천140억원)와 SK(136조4천670억원)가 뒤를 이었다. LG는 100조7천750억원, 롯데는 83조3천91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100위는 신도리코로 자산총액이 1조3천150억원이었다. 삼성의 자산총액에 비하면 212분의 1에 불과할 정도로 격차가 컸다.
이윤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재벌에 부가 너무 많이 집중돼 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심각한 수준으로 이는 경제 민주화를 방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매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현황을 공개해왔지만,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기업집단만을 포함했기 때문에 100대 그룹 현황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정부도 올해 처음으로 도로ㆍ공항ㆍ항만 등 사회기반시설을 자산에 반영했고, 충당부채ㆍ미지급금 등을 부채 항목에 추가해 민간 수준의 `국가 재무제표'를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