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오진희 기자] 6월 소비자물가가 2.2% 상승,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개월 연속으로 2%대를 기록하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농산물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고, 시내버스와 지하철 요금 등 대중교통 요금이 급등한 데다 집세도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서민들의 '체감 물가'는 여전히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통계청이 내놓은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6월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2% 올라 2009년 10월의 2.0% 이후 가장 낮았다.
지난 3월 2.6%를 기록한 이후 4개월 연속 2%대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도 전년 동월 대비 1.5%, 전월 대비 0.3% 각각 오르는 등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제외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1.4%, 전월 대비 0.1% 각각 올랐다.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8%, 전월 대비 0.1% 상승했다.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로는 11.0%나 급등했지만 전월 대비로는 5.0% 내리며 상승세가 꺾였다. 신선어개(어류와 조개류)는 전년 동월 대비 3.9%, 신선채소는 19.8%, 신선과실은 11.0% 각각 올랐으나 기타신선식품은 4.9% 내렸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에 미친 부분별 기여도를 보면, 공업제품(0.98%포인트)이 가장 컸고, 서비스(0.64%포인트), 농축수산물(0.46%포인트), 전기·수도·가스(0.20%포인트) 등이 뒤를 이었다.
전월 대비로는 공업제품(-0.09%포인트), 농축수산물(-0.08%포인트)이 하락세를 이끌었다.
지출 목적별로는 전년 동월 대비로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5.2%)와 의류 및 신발(5.6%) 등이 5%대 상승률을 보인 반면, 기타상품 및 서비스(-4.4%), 오락 및 문화(-0.5%) 등은 하락했다.
품목 성질별로 보면 농축수산물이 전년 동월 대비 5.8% 오르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갔지만 전월 대비로는 1.0%로 내렸다.
세부적으로 극심한 가뭄의 영향으로 고춧가루(72.5%)와 파(84.7%), 배추(65.9%), 고구마(41.5%), 감자(55.6%) 등의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급등한 반면, 돼지고기(-16.1%)와 달걀(-9.5%), 참외(-10.3%) 등은 안정세를 보였다.
공업제품은 휘발유(5.9%), 경유(5.5%) 등 석유류 제품이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고, 전기·수도·가스는 전년 동월 대비 4.2% 올랐다.
서비스 가운데 집세는 전년 동월 대비로 4.3% 올랐다. 전세(5.1%)가 높은 상승률을 유지한 것이 집세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공공서비스는 0.8%, 개인서비스는 0.5%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공공서비스 중 최근 대중교통 요금 인상으로 인해 시내버스료(12.0%), 전철료(14.0%)가 많이 오르고 입원진료비(3.9%) 등이 오른 반면, 이동전화료(-6.4%)와 스마트폰이용료(-1.8%) 등은 내렸다.
개인서비스에선 보육시설이용료(-34.0%)와 학교급식비(-19.1%)는 큰 폭으로 내렸지만 중학생 학원비(5.3%), 고등학생 학원비(5.0%), 초등학생 학원비(4.7%) 등 사교육비가 크게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