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상현 기자] 롯데그룹이 6일 가전 양판업계 최강자인 하이마트 인수에 성공, 유통가 지형의 일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하이마트는 지난해 국내 가전 양판시장에서 3조4천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롯데마트의 지난해 국내 매출은 6조9천억원이어서 두 회사의 매출을 합하면 10조원이 넘는다.
이는 홈플러스(11조5천억원)와 이마트(13조8천억원)보다는 적은 것이지만, 홈플러스가 해외 매장이 없다는 점에서 해외 매출까지 합할 경우 롯데마트 유통조직은 홈플러스를 제치고 업계 2위로 부상하게 된다.
또 하이마트가 전국에 314개 점포를 운영하는 최대 생활가전 양판 업체라는 점에서 롯데는 앞으로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이어 생활가전 시장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쇼핑은 이날 유진기업, 선종구 전 하이마트 회장, HI컨소시엄 등 하이마트 3대 주주가 보유한 지분 1천540만주(65.25%)를 1조2천480억원에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주당 인수 가격은 8만1천26원.
이는 롯데쇼핑 자기자본 13조2천151억여원의 9.44%에 해당한다.
하이마트의 최대주주인 유진기업은 보유한 주식 739만8천주를 6천556억여원에 매각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유진기업이 주당 8만8천622원에 보유 주식을 처분했다.
롯데쇼핑에 인수된 하이마트는 지난해 국내 가전 양판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리빙프라자(1조8천500억원)와 LG전자의 하이플라자(1조3천980억원)의 매출을 합한 것보다 많은 3조4천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다 가전제품 배송과 설치 등 고객서비스 분야에 오랫동안 축적한 노하우를 갖고 있어 롯데마트의 '디지털 파크'와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롯데마트는 가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 2009년부터 마트 안에서 디지털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인 '디지털파크'를 운영해 왔으며, 2009년 11월 서울역점에 1호점이 생긴 이후 지금까지 12개의 마트로 확대됐다.
하이마트는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생활가전 중심이지만 디지털파크는 노트북, 디지털 카메라 등 디지털가전을 중심이어서 롯데는 두 조직의 상품 중복 문제를 줄여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하이마트의 막강한 구매력을 확보해 롯데마트뿐 아니라 롯데홈쇼핑과 롯데닷컴 등 다른 계열사도 가전제품 영업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롯데는 기대하고 있다.
롯데쇼핑의 한 관계자는 "하이마트를 인수하면 최대의 시너지를 얻는 방안을 마련해 저렴한 제품과 우수한 서비스를 선보여 가전시장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하이마트는 직원수 2천600명에 매장 310여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 가전 유통시장에서 47%의 점유율로 단연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3조4천105억원, 영업이익은 2천589억원, 당기순이익은 1천407억원을 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