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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경선 불출마 선언… "지지후보 고민할 것"

[재경일보 김영은 기자] 새누리당 정몽준 전 대표가 9일 대선후보 경선 불참을 공식 선언했다.

정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절대적인 지분을 가진 일인자를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은 당내 민주주의가 파괴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면서 "더욱 충격적인 것은 87년 민주화 이후 4반 세기가 지난 현 시점에서 정당 독재가 미화되고 찬양되는 시대착오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이런 상황에서 경선에 참여하는 것은 당이 권위주의 시대로 회귀하는 것을 묵인하고 방조하는 일"이라면서 "따라서 저는 경선에 출마하지 않겠다. 국민에게 정직하고 역사를 두려워하는 새누리당을 만들기 위해 출마하지 않겠다"고 경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여당이 권위주의 시대의 유산을 계속 안고 가는 것은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제는 과거의 유산을 털어낼 때"라면서 "당내 민주주의를 질식시킨 상태에서 무조건적인 단결과 지지를 요구하는 것은 비민주적이고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또 "정당의 가장 큰 목표는 선거에서 이기는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선거에서의 승리는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의해 이뤄져야 하며, 만일 목표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면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부정"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정당내 선거 역시 마찬가지로, 대선후보 선출 과정은 그 어떤 절차보다 공정·투명하고 치열해야 한다"면서 "그렇게 선출된 후보만이 경선에서 패한 다른 후보를 포함한 전 당원의 지지를 받아 본선에서 승리를 기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적전 분열을 걱정하는 분들도 많다"면서 "저도 물론 새누리당이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새누리당과 보수가 재집권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은 오히려 당을 죽이고 보수를 죽이는 길"이라고 주장, 박 전 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될 경우 적극적으로 돕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앞으로 새누리당이 거듭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면서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정당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세력에 단호히 맞서 흔들림 없이 뚜벅뚜벅 당당하게 저의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탈당할 생각은 없다"고 일축했고, "향후 당 후보를 지지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네"라고 말하면서 "당원의 도리를 다할 생각이다. 어떻게 하면 당과 나라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고민하겠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