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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잔치' 연예인 빌딩부자… 양현석·장동건·이정재 빌딩 거품 우려

[재경일보 김진수 기자] 연예인들 중에는 서울 강남의 노른자위 땅에 으리으리한 빌딩을 가진 '빌딩부자'들이 적지 않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빚더미에 올라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건물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수십억원을 빌렸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자 적잖은 상환 부담에 허덕이고 있으며, 실제로 최근에는 유명 연예인이 보유한 부동산이 잇따라 경매 시장에 나오고 있다.

◇송승헌·서태지, 연예인 빌딩부자

16일 재벌닷컴이 국세청에 의뢰해 유명 연예인 26명이 소유한 27개 상업용 빌딩의 올해 기준시가를 조사한 결과, 한류스타 송승헌(36)씨가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보유한 건물의 가격이 107억6천만원으로 가장 높게 평가됐다. 연예인 중에 가장 비싼 빌딩을 갖고 있는 것.

송씨가 6년 전 114억원에 사들인 이 빌딩은 대지 539㎡, 연면적 1천311㎡ 규모로 지상 4층, 지하 1층이다. 토지 공시지가가 ㎡당 1천만원을 넘고, 건물 용도나 위치도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수 서태지씨가 보유하고 있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지상 6층, 지하 3층짜리 빌딩은 기준시가가 92억7천만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서씨는 이 밖에도 서울 종로구 묘동에 있는 지상 10층 빌딩(63억5천만원 상당)을 부친 정상규씨와 공동 명의로 갖고 있어 기준시가 합계로는 166억2천만원을 기록, 연예인 최고 빌딩부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차인표씨와 신애라씨 부부가 소유한 강남구 청담동의 지상 6층, 지하 2층 빌딩이 73억3천만원, 박중훈씨의 역삼동 소재 빌딩이 62억4천만원, 이재룡씨와 유호정씨 부부의 청담동 빌딩이 53억4천만원으로 평가돼 뒤를 이었다.

연예인 소유 빌딩의 기준시가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기준시가는 공시지가, 신축가격, 위치지수, 감가상각 등을 고려해 국세청이 평가한 가격으로 양도소득세와 상속·증여세의 과세 기준이 된다. 시세와 절대값이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시세와 비례한다.

◇빌딩 담보로 대규모 자금 대출… 거품 우려

연예인들이 수십억짜리 빌딩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기준시가 대비 담보대출 비율이 100% 이상인 경우가 허다해 대부분 `빚부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에 포함된 연예인 26명의 빌딩 기준시가 총액이 1160억원이지만 담보대출금 총액도 966억원으로 평균 담보 비율이 80%를 넘은 것. 일부 연예인은 기준시가의 3배가 넘는 돈을 대출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시가가 시세(특히 땅값)를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고, 금융기관이 대출자의 지명도나 사업계획, 추가 담보 여력 등을 고려해 돈을 빌려준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연예인들의 부동산 투자 거품을 우려할 만하다.

양현석씨는 합정동에 있는 기준시가 33억6천만원짜리 YG엔터테인먼트 사옥을 담보로 101억4천만원을 빌려 담보 비율이 301.4%에 달했다.

부동산 가격이 떨어진 탓에 장부상 피해를 본 연예인들도 눈에 띄었다.

장동건씨는 지난해 6월 한남동 소재 빌딩을 126억원에 매입했으나 올해 기준시가는 34억원에 불과했다. 그는 이 빌딩을 담보로 48억원을 대출해 담보 비율이 141.0%나 됐다.

이정재씨도 지난해 4월 신사동 빌딩을 47억5천만원에 매입했으나 올해 기준시가는 19억9천만원에 그쳤고 이 건물을 담보로 45억5천만원을 대출받아 담보 비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팀장은 "담보 비율이 높으면 건물이 경매로 넘어갈 때 세입자들이 보증금도 못 받고 내쫓길 수 있다. 연예인은 수입이 부침이 심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