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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9월부터 어린이용품서 '환경호르몬' 사라진다

[재경일보 오진희 기자] 환경부는 노닐페놀·트라이뷰틸주석(TBT)·프탈레이트 등 4가지 내분비계 장애물질(환경호르몬)을 어린이용 제품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어린이용품 환경유해인자 사용제한 등에 관한 규정'을 만들어 내년 9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규정에 따르면, 계면활성제나 페인트, 농약 등을 만드는 데 주로 사용되는 노닐페놀은 0.1% 이상만 들어있어도 볼펜과 사인펜 등 어린이용 문구를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없으며, 목재방부 처리에 쓰이는 트라이뷰틸주석(TBT)도 함량이 0.1% 이상이면 목재 완구나 가구 제조에 사용할 수 없다.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 가소제 역할을 하는 프탈레이트 계열의 내분비계 장애물질인 다이-n-옥틸프탈레이트(DNOP)와 다이이소노닐프탈레이트(DINP)의 경우 입이나 피부를 통해 체내로 들어오는 양을 따져 기준치를 넘으면 규제를 받는다.

이 가운데 특히 노닐페놀과 트라이뷰틸주석은 취급제한물질로 지정돼 특정한 용도의 사용이 제한되고 있다.

어린이용품은 아이들이 물거나 빨며 노는 경우가 많아 성인보다 환경호르몬에 노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돼 왔다. 이번에 규제대상이 된 화학물질은 플라스틱이나 목재 장난감, 문구류 등 어린이가 자주 접촉하는 물건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것들이다.

환경부는 어린이용품 환경유해인자로 지정된 135가지 물질에 대한 위해성 평가를 거쳐 사용제한 대상을 늘릴 방침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외국의 경우 몇 년 전부터 이들 유해물질을 규제하면서 대체물질을 개발하도록 하고 있다"며 "어린이들의 특성상 유해물질이 몸 안에 들어가면 빨리 배출이 안되고 유해성이 수십 년 뒤에 나타나는 만큼 적극적인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분비계 장애물질(환경호르몬)은 몸 속에 들어가서 호르몬의 작용을 방해하거나 혼란을 일으키는 일종의 '가짜 호르몬'으로 생식기능 저하, 기형, 성장장애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야생생물기금(WWF)은 비스페놀A와 다이옥신 등 67종을 지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