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2분기 실적 선방했지만 증시 영향은 미미

[재경일보 양준식 기자] 상장사들이 기대에 부응하는 2분기 실적을 속속 발표하고 있지만 하향조정된 전망치에 부합하는 수준인데다 세계 3대 경제권인 미국, 중국, 유럽의 재정위기와 경기 둔화와 이에 따른 국내 경기 위축 등의 영향으로 앞으로 경영환경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 상승동력으로는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FnGuide)는 전날까지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을 공시한 삼성전자를 비롯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0곳의 2분기 영업이익 총액이 8조6283억원으로 기존 전망치인 8조5852억원을 소폭 웃돌아 평균적으로 기존 전망치에 부합하는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대한항공은 증권사 예측치에 비해 월등한 실적을 발표했다.

국내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한 대한항공의 2분기 영업이익은 682억원이었지만 대한항공은 이보다 88.4%나 많은 128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순손실이 1585억원에 달해 기존 전망치인 순손실 639억원보다 적자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LG화학도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이 증권사 예상치보다 1~4%씩 상회하는 호실적을 발표했다.

반면 실적이 예상치에 크게 미치지 못한 상장사들도 있었다.

금호석유는 영업이익 288억원, 순이익 86억원의 실적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보다 45.5%, 66.7%나 적은 것이다.

외환은행, KT&G, 하나금융지주, LG상사 등도 일제히 저조한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발표했다.

하지만 상장사들의 실족 호조도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은 미치지 못하고 있다.

김수영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 영향은 크지 않았다. 전망치가 원래보다 낮아져 있기 때문에 이보다 조금 좋은 실적을 발표한 것은 중립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업종별로 실적이 비슷하기보다는 종목별로 실적이 달랐다. 업종보다 종목으로 접근해 투자 판단을 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는 조언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