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영은 기자] 영업정지 저축은행 비리를 조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산하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은 24일 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김희중(44)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과 김세욱(58)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실 선임행정관을 각각 구속 수감했다.
김희중 전 부속실장은 구속영장 발부 직후 대검청사를 떠나면서 취재진이 심경을 묻자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모든 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측근비리 사과문을 발표했는데 한 말씀 해달라'고 하자 "저번에 말씀드렸고, (대통령을) 입에 담는 게 불경이라고 생각한다. 죄송하다"고 답했다.
'애초 금품수수 사실을 부인했는데 왜 시인했느냐'는 질문엔 "앞으로도 성실히 조사받겠다"고 말한 뒤 서울구치소로 향했다.
역시 같은 시각 구속영장이 발부된 김세욱 전 행정관은 '혐의를 인정하느냐' '대통령에게 한 말씀 해달라'는 등의 질문에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구치소로 떠났다.
이로써 저축은행 비리로 구속된 현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는 김두우(55) 전 청와대 홍보수석에 이어 이들까지 3명으로 늘었다. 김해수(54)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은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기각돼 불구속 기소됐다.
합수단에 따르면 김 전 실장은 임석(50·구속기소)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1억원 안팎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부속실장은 임 회장과 오래도록 친분 관계를 유지하며 용돈·생활비 명목으로 여러 차례 돈을 받았고, 이 중에는 저축은행 퇴출 저지를 위해 힘써달라는 취지의 청탁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행정관은 김찬경(56·구속기소) 미래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1㎏짜리 금괴 두 개(시가 1억2천만원 상당)를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행정관은 지난해 8월 저축은행 2차 영업정지를 앞두고 미래저축은행이 하나금융 자회사인 하나캐피탈로부터 145억원을 투자받아 퇴출을 면하게 된 과정에서 알선 청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