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고명훈 기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지지율의 변화 여부에 따라 대선출마에 나설 수도 있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본격적인 `소통 행보'에 나선 뒤 지지율이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19일 저서 `안철수의 생각'을 출간한 데 이어 23일 SBS TV 예능 프로그램인 `힐링캠프'에 출연하면서 여론의 집중 조명을 받은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지지율을 대선출마 판단 근거로 삼겠다고 밝힌 안 원장의 대선출마 가능성도 높아지게 됐다.
안 원장은 책을 펴내면서 배경에 대해 "내게 기대를 거는 분들이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제대로 파악해야 하고, 내가 가진 생각이 그분들의 기대에 부합하는 것인지, 또 내가 그럴 만한 최소한 자격과 능력이 있는지를 냉정하게 판단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래서 이제는 많은 분들께 우리 사회의 여러 과제와 현안에 대한 내 생각을 말씀드리고 그에 대해 의견을 듣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시작으로 제 생각에 동의하는 분들이 많아진다면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 저서 출간 후 지지율이 높아지면 국민들이 자신의 생각에 동의하고 출마를 원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안 원장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다자구도에서는 지지율이 10%포인트나 넘게 껑충 뛰면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의 격차를 크게 좁혔고 양자구도에서는 박 후보를 3%포인트 넘게 제쳤다.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리얼미터가 지난 24일 전국의 유권자 1천500명으로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도에 오차 ±2.5%포인트)에 따르면, 다자구도에서 안 원장의 지지율은 박 후보(32.0%)에 이어 전날보다 4.5%포인트나 상승한 28.2%를 기록했다. 저서 출간 전날인 지난 18일의 18.1%에 비해서는 10.1%포인트나 올랐다.
안 원장은 지난주까지 뒤쳐졌던 박 후보와의 양자구도에서도 이번주 역전에 성공했다. 24일 조사에서 안 원장은 박 후보를 48.3% 대 45.2%로 3.1%포인트나 앞섰다.
이 같은 지지율 상승은 저서 출간과 힐링캠프 출연이 안 원장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중도와 진보 성향 유권자들의 안 원장 쏠림현상이 나타난 것"이라며 "안 원장의 지지율은 언론에 노출됐을 때 올랐다가 노출되지 않으면 곧 하락하는 경향이어서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앞으로 소통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어 지지율 몰이가 계속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안 원장의 지지도가 이처럼 급상승하면서 여야를 막론하고 시작된 `안철수 때리기'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가운데 자신에 대한 공격의 수위가 높아지면 안 원장이 어떤 반응을 보일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안 원장 측은 이에 대해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는가만 보면 된다"며 일일이 반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쳤지만, 앞서 `박근혜캠프'의 홍사덕 공동 선대위원장이 "국민에 대해 예의가 없는 사람"이라고 비판하자 "낡은 구시대 정치"라고 반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