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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올림픽] 북한여자축구팀 감독 "태극기 해프닝에 기권까지 생각"

[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 신의근 감독이 콜롬비아와의 런던 올림픽 여자축구 조별리그 첫 경기에 앞서 런던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북한 선수들의 이름을 소개하면서 인공기 대신 태극기를 전광판에 내보낸 해프닝과 관련, "최악의 경우 경기에 불참하는 것까지 생각했다"고 25일(현지시간) 말했다.

북한 선수단은 이날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햄든파크에서 열린 런던 올림픽 여자축구 조별리그 G조 1차전 콜롬비아와의 경기에서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하자 라커룸으로 돌아가 강하게 항의하며 경기장 입장을 거부, 결국 예정 시간보다 1시간5분이 늦은 오후 8시50분이 돼서야 시작됐다.

신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대표팀 경기에서 국기가 잘못 표기된 것은 대단히 큰 문제"라며 "이 문제가 완벽히 해결되지 않으면 경기장에 끝까지 나가지 않으려고 했다"며 기권까지 생각했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다행히 전광판의 실수도 바로 잡혔고, 비록 시간이 걸리긴 했어도 대회 조직위원회와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사과의 뜻을 전해와 경기에 나가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 선수들이 마치 남조선에서 온 사람들로 소개되는 바람에 대단히 화가 났다"고 선수단 분위기를 전하며 "경기에 이긴 것으로 보상될 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신 감독은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조직위 측에 경고하며 "우리 선수들이 다른 나라에서 온 것처럼 보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특히 우리 선수들이 남조선 국기와 함께 소개되는 일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기에서 북한은 콜로비아를 2-0으로 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