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유혜선 기자] 실명을 일시적으로 회복시키는 화학물질이 개발돼 쥐실험에서 효과가 확인됐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의 리처드 크래머 분자세포생물학교수는 실명으로 '눈이 먼(blind)' 상태인 망막세포에 감광(感光)기능을 일시적으로 회복시켜 볼 수 있게 하는 화학물질(AAQ)을 개발했다.
쥐 실험 결과, 유전자조작으로 태어난 후 망막의 간상세포와 원추세포가 죽어 실명상태가 된 쥐의 눈에 AAQ를 소량 주입한 결과, 망막세포의
감광기능이 회복됐다. AAQ가 주입된 쥐들에 밝은 빛을 비추자 동공이 수축되고 빛을 피하려는 몸짓을 보인 것. 이는
빛을 볼 수 있지않고는 불가능한 행동이다.
크래머 박사는 이 화학물질은 망막세포 표면에 있는 단백질 이온통로(ion channel)와 결합해 빛에 의해 켜지고 빛이 없으면
꺼지는 광스위치(photoswitch)의 기능을 수행한다고 밝혔다. 즉, AAQ가 빛을 받아 스위치가 켜지면 이온통로에서의 이온
흐름이 변하면서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망막의 간상세포 및 원추세포와 같은 기능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에 참가한 워싱턴 대학 의과대학 안과관장 러셀 반 겔더 박사는 "이 광스위치의 개발은 시력회복 연구 분야에 있어 커다란
진전"이라면서 "실명에 이르는 유전질환인 색소성망막증과 노인실명의 가장 큰 원인인 노인성 황반변성 같은 망막퇴행질환 치료에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제 AAQ라는 이 화학물질이 안전한지와 쥐실험 결과와 똑 같은 효과가 실명한 사람에게서도 나타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작업만 남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AAQ는 단순한 화학물질이기 때문에 한 번 주입하면 그 효력이 점점 약해지면서 소멸돼 유전자치료 또는 줄기세포 치료처럼 망막에 영구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다.
또 AAQ는 약이나 다름 없기 때문에 투여단위를 바꿀 수 있고 다른 치료법과 병행할 수도 있고 결과가 좋지 않으면 중단할 수도 있다.
이 연구결과는 '신경원(Neuron)' 최신호(7월26일자)에 발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