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영은 기자] 리영호 군 참모총장이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군 통제 강화 과정에서 비협조적 태도를 취한데 대한 문책성 인사로 해임돼 완전히 숙청됐다고 정보당국이 보고했다.
국가정보원은 26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리영호의 해임과 관련해 이 같이 보고했다고 복수의 정보위원이 전했다.
국정원은 김 제1위원장이 나이가 많은 군 인사에 대한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하고, 돈벌이 등 경제활동 주도권을 군이 아닌 내각으로 이관하는 문제 등에서 리영호가 반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지난 7월21일 북한 중앙TV가 지난해 김정일·김정은의 대동강 과수농장 방문 기록영화를 재방영하면서 리영호 등장 장면을 삭제한 점으로 미뤄 완전히 숙청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국정원은 또 김 1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는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고, 고모부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은 정책조언을 하는 등 친족들의 후견인 역할이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군이 하던 경제활동을 내각으로 돌리는 것도 장 부위원장의 아이디어인 것으로 국정원은 판단했다.
한 정보위원은 "장성택은 원래 경제에 관심이 많다. 남한에서 대우자동차도 둘러봤었다"고 전했다.
한편, 김 1위원장은 체제 불안 방지를 위해 보위부 권한을 확대, 박남기 당 계획재정부장 등 고위간부 20여명을 숙청·해임하는 등 3대 세습의 위해요소 제거를 위해 총력을 경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핵미사일 개발을 지속하는 가운데 일부 후방 병력을 남쪽으로 배치하고 있어 내부의 불만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도발을 자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국정원은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김 1위원장은 정치적 연륜과 북한 현실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비현실적 지시를 하달하거나 모순된 정책을 추진한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고 국정원은 덧붙였다.
또한 그는 지도자로서의 위상과 이미지 조작을 위해 음성을 흉내내거나 더블버튼 코트에 중절모를 쓰고 뒷짐을 지는 등 `김일성 따라하기'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당 간부들 사이에서 "어린 것이 설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보고했다.
한 정보위원은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꼬맹이가 뭘 알아'와 같은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