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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뇌혈관 등 혈관 막혀있으면 다리도 위험

[재경일보 유혜선 기자]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등의 혈관질환이 있는 환자는 말초동맥질환을 동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평소 철저한 검사 및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울대학교병원 외과 민승기 교수와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외과 안상현 교수, 삼성서울병원 외과 박양진 교수로 이뤄진 공동 연구팀은 50세 이상 1천명(심장·뇌혈관질환 576명, 대조군 424명)을 대상으로 '발목-상완지수' 검사를 한 결과 이 같은 상관관계를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발목-상완지수(Ankle-Brachial Index)는 팔과 다리의 혈압을 각각 측정한 다음 다리 혈압을 팔 혈압으로 나눈 값으로, 정상치가 0.9 이상이지만 말초동맥이 막혀 있으면 혈압이 떨어져 수치가 낮아진다.

이번 조사결과, 심장과 뇌 중 1곳에 혈관질환이 있는 환자의 말초동맥질환 유병률은 7.6%로, 건강한 대조군의 1.7%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세부 유병률은 심장질환만 있는 경우 6.2%, 뇌질환만 있는 경우 9%, 동시에 있는 경우 12.7% 등으로 분석돼 하나의 혈관에 문제가 있는 환자는 다른 혈관에도 이상을 동반할 위험성이 그만큼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상현 교수는 "50세 이상에서 걸을 때 통증이 나타나고 쉬면 사라지는 '간헐적 하지 파행증'이 있는 경우 5년 후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이 20%에서 발생하고 5~10%에서는 다리를 잘라내야 한다"면서 "또 7.5% 정도는 심혈관계질환이 원인이 돼 사망한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말초동맥질환의 예후가 나쁜데도 상당수 환자는 증상이 심하지 않거나, 척수 신경 또는 근육 통증으로 오인돼 대처가 늦다는 점이다.

안 교수는 "평소 위험요인 제거를 위해 금연하면서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면서 "특히 걷기 운동은 효과적인 치료법이자 예방법인 만큼 주3회, 30분 정도 편안하거나 약간 빠른 걸음으로 걷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

* 말초동맥질환

말초동맥질환은 다리에 혈액 공급이 원할하지 않아 걸으면 장딴지나 허벅지에 통증이 생기지만 쉬면 좋아지는 특징이 있다. 이 질환을 방치할 경우 피부에 괴사가 일어나거나 다리를 절단해야 할 정도로 악화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전체 국민의 2% 정도, 고령에서는 10% 정도가 말초동맥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