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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들, 무더위 고마워?

[재경일보 김유진 기자] 대형마트가 연일 기승을 부리며 국민들의 불쾌지수를 높이고 있는 살인적인 무더위, 찜통더위에 고마워하고 있다.

지난달 사상 초유의 두자릿수 매출 역신장을 기록할 뻔했던 대형마트를 살린 일등공신이기 때문이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대형마트의 매출 역신장률은 6∼7%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부진한 실적은 울상을 짓게 하기에 충분하지만, 지난달 무더위가 오기 전인 20일까지와 그 이후를 나눠보면 무더위가 오지 않았다면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두자릿수로 줄어들 뻔했기에 대형마트로서는 불행 중 다행이 된 셈이다.

휴일 영업정지에서 풀려난 매장이 증가한 데다 올림픽 특수가 시작된 것도 매출 신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지만 에어컨과 맥주, 생수 등 더위 관련 상품 매출이 크게 뛰어 무더위가 매출 신장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보인다.

업체별로는 이마트의 경우 지난달 1∼20일 매출이 11.7%나 줄었지만 21∼30일 5.8% 증가해 지난달 매출 역신장률이 6.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마트에서 에어컨은 지난달 1∼20일 매출이 작년보다 60% 이상 줄었지만 21∼30일에는 298% 뛰었다. 또 21∼30일 생수는 27.0%, 맥주는 19.1% 매출이 증가했다.

롯데마트도 1∼19일 매출이 13.4%나 감소했지만 이후부터 30일까지는 0.3% 늘어 지난달 전체적으로 매출이 7.4%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품목별로 20일 이후 에어컨은 173.3%, 맥주는 14.1%, 생수는 13.5% 등으로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무더위를 피하려고 집보다 시원한 대형 마트를 찾는 방문객이 늘어난 것도 대형마트 매출이 증가했다.

실제로 21∼30일 이마트 방문객은 작년 동기에 비해 10% 이상 늘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지난달 20일 이후 무더위를 피해 온 고객들이 더위 관련 상품과 보양식 등을 사들이지 않았다면 7월 두자릿수 매출 역신장을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