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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월동 출몰 뱀' 범인 누군가 했더니… 예상대로 인근 건강원

[재경일보 김시내 기자] 지난 한달여간 서울 양천구 신월동 일대를 공포에 떨게 한 뱀 출몰의 범인은 예상대로 인근 건강원이었다.

신월동 일대는 뱀이 살기 어려운 곳이어서 주택가에 자연적으로 뱀이 출몰한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관측 속에 건강원에서 도망쳐 나왔을 가능성이 높이 제기됐었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멸종위기 야생동물을 식용으로 불법 포획한 혐의(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건강원 업주 정모(51)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은 전날 정씨의 건강원과 차량, 집 등을 압수수색해 뱀술 26병(시가 700만원 상당)과 장부 7권, 컴퓨터 본체 1대 등을 압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5월 5~11일까지 경남 밀양 지리산 자락에서 황구렁이 1㎏짜리 9마리와 700g 이하 4마리, 황새구렁이 700g 이하 1마리, 꽃뱀 5마리, 돌뱀 4마리 등 뱀 23마리를 불법 포획해 뱀탕으로 만들고자 건강원에 보관해왔으나 뱀을 보관하던 망에 구멍이 나 23마리 모두가 도망쳤다.

최근 신월6동 신정뉴타운 인근 주택가 반경 200여m 내에서는 지난 6월 29일부터 최근까지 17차례에 걸쳐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구렁이와 꽃뱀 등이 출몰해 주민을 불안에 떨게 했다. 하지만 정씨가 23마리 모두 도망쳤다고 진술함에 따라 아직 포획되지 않은 뱀들이 더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찰은 밀수 가능성을 포함해 정씨가 뱀을 보관하게 된 정확한 경위와 뱀탕 주문자까지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