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이통사 LTE 마케팅비 펑펑 쓰더니 최악 실적

[재경일보 김상현 기자] LTE(롱텀에볼루션) 가입자 유치를 위해 마케팅비를 펑펑 써댔던 이동통신사들이 결국 2분기에 모두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LTE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이통3사간의 과열 경쟁이 결국은 제살깎아 먹기가 되고 만 것.

2일 통신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3846억원, 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8%, 94.8%나 감소했다. 이는 IFRS 연결기준을 도입한 지난해 1분기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순이익에서도 SK텔레콤은 지난해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1206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고, LG유플러스는 321억원의 순손실로 아예 적자로 돌아섰다.

KT는 아직 2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KT도 2분기 실적이 바닥을 찍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NH농협증권 김홍식 연구원은 지난달 19일 보고서에서 "KT의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3795억원, 2억1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 48%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통3사는 지난해 9월과 10월, 11월에 기본료를 각각 1천원 인하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이통사 스스로도 LTE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단말기 보조금 등 마케팅비를 과다 지출한 'LTE 마케팅비 과다 경쟁'이 2분기 실적 부진의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실제로 SK텔레콤이 2분기 지출한 마케팅비용(마케팅 수수료+광고선전비)은 전년 동기 대비 17.3%, 전 분기 대비 32.4% 증가한 9600억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분기별 마케팅비 7천억∼8천억원대에 비해 1~2천억원이 더 많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LG유플러스도 2분기 마케팅비(판매수수료+광고선전비+단말매출이익)로 지난해 1분기 이래 최고 수준인 4866억원을 사용했다. LTE 스마트폰을 판매하면서 발생한 이익을 뜻하는 단말매출이익을 제외하면 마케팅 지출 규모는 더욱 커진다.

이런 가운데 LTE 시장에 가장 늦게 뛰어든 KT도 LTE 가입자 수를 늘리기 위해 막대한 마케팅비를 투입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통사들이 쏟아붓고 있는 마케팅비는 대부분 스마트폰 단말기 가격을 낮추는 보조금으로 사용되는데, 이 같은 보조금 경쟁으로 올 상반기 이동통신 시장은 번호이동 건수가 2006년 이래 4번째로 많은 493만1천769명에 달할 정도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