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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유기' 의사 근무 병원, '출산비용 파격 할인' 사과문 빈축

[재경일보 유혜선 기자] 내연녀에게 수면유도제와 마취제 등 13종의 약물을 섞어 투약해 죽음에 이르게 하고 시신까지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의사 김모(45)씨가 근무했던 서울 강남구의 A산부인과병원이 홈페이지에 '파격할인'을 내세운 사과문을 올렸다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A산부인과는 지난 12일 홈페이지 팝업창을 통해 "봉직의사 한 명의 비상식적인 잘못으로 병원의 명예가 훼손되고 환자분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며 "산모와 환자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병원은 김씨가 숨진 이모(30)씨에게 투약한 수면유도제와 마취제 등 약물을 소홀하게 관리한 책임은 언급하지 않고 "새롭게 거듭날 것을 약속드린다"면서 사은의 차원에서 진료비와 출산비용에서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영업 홍보성 문구를 넣어 인터넷상에서 많은 네티즌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는 진정성 어린 사과 대신 '파격 할인'을 내세운 병원 측 사과문에 대해 "약물관리 잘못해 사람 죽여놓고 저런 사과문이나 올리다니..", "해당 병원 가시면 파격적인 할인 혜택 준답니다. 황당해서 말도 안 나오는구요" 등 황당하다는 내용의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병원은 사과문 게시 하루 만인 13일 기존의 내용에서 '비용'이란 낱말을 빼고 '혜택'을 '대우'로 바꾸는 등 황급히 대응에 나섰지만 비난 여론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