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13일 간부회의를 열고 은행들이 가계대출자의 원리금 상환부담을 줄여주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집값 하락으로 담보인정비율(LTV) 한도 초과 대출이 속출하는 데 대해 "상환 요구나 가산금리 인상을 자제해 대출자의 부담을 최대한 덜어주는 관행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시상환 방식 대출의 만기가 돌아오는 데 대해서도 "대출자의 상환능력을 고려해 분할상환 방식 대출로 전환하는 등 다양한 상환부담 완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은행들의 가산금리 책정과 관련해서는 "1990년대 초 시작한 `금리자유화'는 금융의 경쟁력을 키우는 핵심적인 가치이자 금융시장과 산업의 버팀목"이라며 금리 문제에 당국이 지나치게 개입해선 안 된다는 견해를 거듭 밝히면서도 "월가 점령시위, 은행 대출서류 조작, 지점장 전결금리 등으로 금융자율화의 당위성이 의심받고 있다"며 소비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으로 금리결정 체계의 투명성과 합리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권혁세 금융감독원장과 함께 오는 21일 은행회관에서 신한·우리·국민·하나·산은·농협 등 6개 금융지주사 회장을 만나 이 같은 뜻을 전할 예정이다.
그는 신용카드사의 리볼빙(revolving·일부만 갚고 나머지는 결제를 미루는 제도)에 대해서는 "이용 실태를 전면적으로 점검해 이달 중 개선방안을 마련하라"고 실무진에 지시했다.
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가 지나치게 오른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상품개발·공시·판매·지급 등 구조적 측면에서 개선할 점은 없는지, 보험금이 지나치게 많이 지급돼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는 게 아닌지 등을 분석해 개선책을 내놓도록 했다.
경기 침체로 저소득, 고령, 다중채무자 등 `금융 취약계층'의 고통이 커지는 것과 관련해선 보증비율이 100%인 햇살론(서민금융상품) 특례보증을 등을 검토하도록 했다.
김 위원장은 금융위를 축구팀에 비유해 금융시장·산업을 지킬 때는 `밀착형 수비수', 수출·투자 등 실물경제와 서민을 지원할 때는 `넓은 시야와 빠른 패스를 갖춘 미드필더', 금융산업의 미래와 성장동력을 만들 때는 `골 결정력을 가진 공격수'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