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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oIP 보이스톡 부진… '요금제 개편' 호들갑 떨던 이통사 '머쓱'

[재경일보 김상현 기자] 지난 6월 카카오톡의 모바일 인터넷 전화(mVoIP) '보이스톡' 출시 이후 mVoIP 이용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추진됐던 이동통신사들의 mVoIP 요금제 개편 움직임이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이는 이통사의 음성통화 매출을 대폭 잠식할 것으로 예상됐던 보이스톡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통신업계 및 카카오에 따르면, 보이스톡은 음성통화를 대신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통화연결수가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지 사흘 만인 지난 6월6일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급감, 현재는 최고치의 4%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보이스톡을 계기로 mVoIP 서비스가 확대할 것을 대비해 관련 요금제 개편 작업에 착수했던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사의 mVoIP 요금제 개편 움직임도 사실상 없어졌다.

방통위는 "현재 mVoIP 요금제 약관을 인가 신청하거나 신고한 사업자는 없다"고 밝혔다.

이는 카카오가 보이스톡을 내놓자 SK텔레콤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카카오톡 등 메시지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한 이후 이통사의 문자 사용량이 급격히 줄어든 것처럼 별도의 음성통화료없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mVoIP이 활성화되면 음성통화 매출이 줄어 이통사 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다며 "이통사의 데이터망을 이용한 무료통화는 이통사의 투자의욕을 꺾고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에 도움이 안 된다"며 강력히 반발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보이스톡의 등장에 더 차별화된 기술과 서비스로 대응하려고 하기보다는 이통업계 전체가 죽을 것처럼 반발하며 호들값을 떨던 덩치 큰 '이통사'들로서는 머쓱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통사의 한 관계자는 자신들이 예상했던 것만큼의 보이스톡으로 인한 파급효과가 나타나지 앉자 뒤늦게 "보이스톡 여파가 카카오톡만큼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현재 mVoIP 요금제는 현안에서 벗어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이통사의 관계자는 "mVoIP 요금제 개편은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문제"라며 "망중립성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업계 일각에서는 이통사들이 요금제 개편을 mVoIP에 국한하지 않고, 음성 중심인 현 이동전화 요금 체계를 데이터 중심으로 전면 개편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