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고명훈 기자] 최근 서울시가 내년 예산안을 편성 중인 가운데 서울시의회가 모든 의원에게 예산에 반영할 지역현안사업을 2건씩 제출하라는 편지를 돌려 '민원성 예산 끼워넣기'를 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20일 시와 시의원 등에 따르면,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6일부터 모든 의원에게 일일이 편지를 보내 2013년 예산에 반영할 지역현안사업 2건씩을 제출하도록 했다.
편지에는 "촉박한 예산 편성 일정으로 지역사업에 꼭 필요한 예산이 예산안에 포함되지 못하는 경우가 잦아 예산 편성단계서부터 검토될 수 있도록 필요한 예산액과 사업설명서를 8월 말까지 보내달라. 제출된 사업은 시와 협의해 내년 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관련해 지역 주민을 대변하는 시의원이 당장 필요한 지역 현안사업 예산을 요청할 수는 있지만 시급하지 않은 선심성, 민원성 사업 예산도 '끼워넣기'를 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서울시가 매년 시의원들의 요구사업을 위해 500억원 정도의 예산을 별도로 편성, 시의원들의 '예산 끼워넣기'를 방조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시의원들 사이에서도 민원성 예산 끼워넣기에 대한 반발과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의원은 "편지를 받고 화가 났다"며 "대부분 이익단체와 지역 표심 등 대선 이후 지방선거를 고려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