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삼성 비자금' 특검을 총괄한 조준웅 변호사의 아들 조모(38)씨가 이건희 회장의 비자금에 대한 대법원 선고 이듬해인 2010년 1월 삼성전자에 과장으로 특채됐다고 한겨레가 20일 보도,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10여년간 사법시험을 준비하다 공익근무요원으로 병역을 마치고 2008년말부터 중국에서 어학연수를 한 것 외에 아무런 회사업무 경력이 없는 조씨가 과장으로 특채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삼성전자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하면 과장으로 진급하는 데 통상 8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조씨는 현재 삼성전자 인재개발센터 과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2010년 1월 중국 삼성전자에 ‘매니저’(과장)로 ‘경력’ 입사했다. 매니저는 '대리 3~4년차'에 해당하며, 대리 4년차에게는 과장 승진 자격이 주어진다.
또 조씨는 입사지원서를 접수기간 종료 뒤 삼성 쪽의 요구로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씨는 또한 입사 8개월여 전인 2009년 4월부터 중국 삼성전자 인사팀 관계자로부터 중국 관련 기사 번역·스크랩 등 주요 정보·자료를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조준웅 변호사는 지난 2007년 노무현 대통령에 의해 '삼성 비자금' 특별검사에 임명됐으며 삼성 특검은 2008년 4월 수사가 끝났다.
당시 조준웅 특검팀은 1199개의 차명 계좌와 324만주의 차명 주식 등 이건희 회장의 차명 재산 4조5000억원을 찾아냈지만, 선대 회장인 이병철 회장에게 물려받은 삼성생명 주식이 불어난 개인 재산으로 비자금이 아니라고 발표했다.
이 때문에 이건희 회장에겐 횡령이 아닌 조세포탈 혐의만 적용됐고, 이 회장이 삼성 특검의 최대 수혜자라는 평가도 나왔다.
조준웅 특검의 수사 이후 2008년 10월 2심 재판이, 2009년 5월 3심 판결이 났다.
2심과 3심 사이에 조 변호사의 아들은 중국에서 삼성전자의 유모 부장으로부터 중국 관련 기사를 비롯한 주요 정보, 자료를 받았다. 당시 조 변호사의 아들은 사법 시험을 포기하고 중국에서 어학연수를 받고 있었다.
2009년 12월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인사·노무 분야의 경력자를 채용하고자 보름간 지원자를 공모했다. 조씨는 채용 지원 기간이 지난 2010년 1월 지원서를 제출했고 다음 날 채용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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