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유혜선 기자] 의료비 재난을 막기 위해 선택진료비와 병실차액 등 주요 비급여 의료를 건강보험제도 내로 흡수해야 한다는 방안이 제시됐다.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윤인순(민주통합당) 의원이 개최한 '비급여 진료비 문제점과 관리방안' 토론회 발제문에 따르면, 총 6098가구 대상 표본조사에서 빈곤가구 25.6%가 '의료비 재난'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非)빈곤가구는 2.2%가 재난적 의료비 지출을 경험했다고 답했는데, 이들 가운데 71%는 의료비 부담 때문에 빈곤가구로 전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정의한 '재난적 의료비' 또는 '의료비 재난'이란 가처분 소득의 40% 이상에 해당하는 의료비 지출을 뜻한다.
빈곤가구가 이 같은 의료비 재난을 겪게 되는 것은 대부분 전액 환자에게 전가되는 비급여 진료비로 인한 것이다.
2010년 기준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전액 부담한 비급여 진료비는 14조1천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조1천억원이나 증가했다.
주요 비급여 의료비 항목 중 선택진료비와 간병비가 각각 1조5천억원을 차지했으며, 자기공명단층촬영(MRI) 등 검사비 8천억원, 주사처치수술료 8천억원, 상급병실 차액 7천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에 따라 의료비 재난을 막기 위해 주요 비급여 항목인 선택진료비, 병실 차액, 간병비 등을 건강보험 제도로 흡수해 진료비를 통제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토론회 발제자인 정형선 연세대 교수(보건행정학)는 "비급여 진료는 공급자(의료기관)가 가격과 진료량을 자의적으로 결정하므로 진료비 증가를 억제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질 관리도 부실하게 된다"고 지적하고 "재정 사정으로 현재 건강보험 환자 부담률 20%를 비급여 진료에 일괄 적용하기 어렵다면 우선 환자 부담률을 80~90%까지 올려서라도 건보 제도 안으로 흡수하는 것이 의료비 재난을 막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