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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각 백화점 불시 방문… 백화점 임직원 초긴장

[재경일보 김유진 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최근 한국에 머물며 주말마다 롯데백화점 각 점포를 불시에 순시, 백화점 임직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20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6개월여전부터 주로 일요일이나 토요일에 운전기사만을 대동한 채 아무런 사전통보나 수행인력 없이 수도권의 롯데백화점 매장을 불시에 방문, 현장경영에 나서고 있다.

신 회장은 그동안 주력 점포인 잠실점과 프리미엄아울렛 파주점 등 20여곳의 점포를 방문해 비상연락을 받고 나온 점장에게 매출현황과 고객 1인당 매출, 선호상품, 고객 편의시설, MD 구성 등을 자세히 물으며 영업장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최근인 지난 12일에는 경기 구리점에 들러 백화점 외에 롯데마트의 영업현황에도 관심을 표했다.

일본인 관광객이 많이 들르는 복합쇼핑타운인 롯데몰 김포공항점에는 4차례나 방문, 지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잠실점에서는 리뉴얼 현황을 꼼꼼히 챙기기도 했다.

롯데백화점 임직원들이 긴장하는 이유는 신 회장이 영업장 순시를 위해 사무실이나 자택을 나서며 사전 예고 없이 운전기사에게만 갈 곳을 알려주고 있기 때문.

또 1층부터 매장 전층을 둘러보면서 전혀 생각지도 못한 문제에 대한 질문을 쏟아내 점장들은 미리 영업장내 점포별 문제점과 수치현황, 고객 성향 등을 항시 챙기고 있어야 해 비상이 걸렸다고 롯데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이는 최근 대형유통업체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이상기후가 반복되고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침체까지 겹쳐 유통업계가 사상 초유의 역신장을 기록하는 등 판매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현장을 직접 챙기며 조직 전체에 긴장감을 불어넣으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롯데그룹 내부에서는 90세의 신 회장이 직접 현장을 챙기면서 조직 전체에 긴장감이 생겼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롯데의 한 관계자는 "영업장을 모두 둘러본 다음에는 별다른 의전이나 보고없이 곧바로 돌아가는 것이 회장님의 스타일"이라며 "창업자의 현장경영으로 조직에 긴장감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과 일본을 1개월씩 오가며 `셔틀경영'을 해왔던 신 회장은 지난해 3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여진과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유출 사고 등의 영향으로 주로 한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