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영은 기자]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21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박 후보가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무현 묘역 참배는 박 후보가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대선 후보 선출 다음날 전격적인 묘역 참배는 대다수 측근들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 후보는 이날 묘역을 참배한 직후 사저에서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와 20여분간 환담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후보로 선출되고 나서 노 전 대통령님 묘역을 찾아뵙고 인사드리고 싶어 왔다"면서 "옛날에 제 부모님 두 분이 갑자기 돌아가셔서 얼마나 힘든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권 여사님이 얼마나 가슴 아프실지 그 마음을 잘 이해한다"고 말했다고 배석한 이상일 의원이 전했다.
박 후보는 "제 꿈은 어떤 지역에 살든 어떤 직업을 갖든 모든 국민이 꿈을 이루고 행복하게 사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라며 "열심히 잘해서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에 권 여사도 "이 일이 참으로 힘든 일이다. 얼마만큼 힘들다는 걸 내가 안다"며 "박 후보가 바쁜 일정에 이렇게 와 주시니 고맙다. 한 나라 안에서 한 국가를 위해 애쓰는 분들인데, 건강을 잘 챙기시라"고 화답했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국립 현충원 참배시에도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인물인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처음으로 찾았다.
박 후보가 대선후보로서 첫 외부일정으로 진보의 상징으로 꼽히는 김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찾은 것은 후보수락 연설에서 "이념과 계층 지역과 세대를 넘어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모두가 함께 가겠다"며 언급한 `국민 대통합' 행보의 첫 걸음으로 해석된다.
한편,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들은 박 후보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 반응을 보이면서도 박 후보가 진정성을 가져줄 것을 주문하며 각을 세웠다.
문재인 후보는 담쟁이포럼 주최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 초청 강연에 참석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형식적인 방문이 아닌 과거 상처를 치유하고 국민 화합을 도모하는 진정성을 가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두관 후보도 기자들과 만나 "방문 자체에 대해서는 평가하지만 5·16 쿠데타 등 과거사에 대한 반성이 없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도 앞장섰던 분"이라며 "방문의 진정성이 없어 보여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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