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유재수 기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이란에서 열리는 비동맹운동(NAM) 정상회의에 참석하기로 해 이란을 고립시키려는 미국의 노력에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간) 평가했다.
NYT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국제사회에서 소외시키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이란은 다음 주 테헤란에서 열리는 NAM 정상회의를 미국에 결연히 맞서면서 국제 문제에서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며 이 같이 전했다.
NYT는 이란과 오랫동안 소원한 관계를 유지했던 이집트의 무함마드 무르시 신임 대통령이 회의 참석을 선언함으로써 이스라엘 국민을 불안에 빠뜨린 지 며칠 만에 내려진 결정이었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반 총장에게 회의 불참을 강하게 촉구하는 전화를 걸고 미국도 반 총장의 참가를 사실상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지만 유엔은 결국 반 총장의 회의 참석을 공식 발표했다고 전했다.
NYT는 이 모든 정황은 이란을 테러를 수출하고 은밀히 핵무기를 개발하는 `불량국가'로 낙인찍으려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노력이 세계의 많은 지역에서 이제는 먹혀들지 않고 있으며, 특히 중동에서는 서방의 영향력이 퇴조하면서 질서가 재편되고 있다는 이란의 주장에 설득력을 더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냉전 시대에 결성된 비동맹운동에는 북한과 수단 등 미국이 `왕따'를 시도해온 많은 나라가 소속돼 있다면서 오마르 하산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은 전쟁 범죄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수배령이 내려진 상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