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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볼라벤 한반도 강타] 차량 2천여대 침수로 100억 피해

[재경일보 전재민 기자] 한반도를 강타한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강력한 기세의 초대형 태풍, 제15호 태풍 `볼라벤'으로 인해 차량 2천여대가 침수돼 1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급격히 늘고 있다. 정확한 집계 때는 태풍 매미와 맞먹는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볼라벤은 서해를 끼고 북상하면서 중부 지방 등 한반도 전역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돼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커질 것으로 보인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7일 볼라벤의 영향으로 제주도와 남부 지방에 강풍이 불고 300㎜ 이상의 집중 호우가 내린 탓에 2천여대의 차량이 침수되거나 파손돼 100억원의 피해가 난 것으로 추산됐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밤사이 태풍이 남부 지방을 휩쓸고 지나가면서 적지 않은 차량이 물에 잠겼다"면서 "정확한 피해는 집계해봐야 알겠지만 태풍 `매미'와 맞먹는 손실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2003년 태풍 `매미'는 차량 4만1천여대를 물에 잠기게 해 911억원의 피해를 발생시켰었고, 2002년 `루사' 때도 차량 4800여대가 침수돼 117억원의 손해가 났었다.

현재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 손보사들은 제주·전라·충청·경기·서울·경기지역에 긴급 대책반을 24시간 운영하고 피해 현장에 보상 캠프를 설치했으며, 강원도 등 태풍 피해가 적은 지역에서 견인 차량을 보내는 등 총력 대응 체제에 돌입했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모자라는 실정이다.

한편, 손보사들은 태풍 경로를 설명하는 실시간 문자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하면서 27일과 28일에 될 수 있으면 차량 운행을 자제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태풍이 북상 중이라 강풍과 집중 호우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대비해달라는 문자메시지를 고객들에게 발송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손보사들은 침수 차량 피해자가 관련 서류를 갖추면 즉시 보험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차량 파손으로 신규 차량을 구매할 때 취·등록세 경감 등을 위한 손해증명서도 발급하고 있다.

아울러 태풍으로 인한 침수 피해 등을 보상하는 풍수해보험(가입자 5만여명)과 농작물 재해보험(6만여명)을 판매 중인 NH농협손해보험도 24시간 비상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풍수해보험은 비닐하우스나 주택 침수 피해의 최대 90%까지 보상해주고 농작물재해보험도 비슷하다.

본격적인 피해 신고는 태풍이 지나가고서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NH농협손보는 태풍 `매미'와 비슷한 수준의 손실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NH농협손보 관계자는 "2003년 태풍 `매미' 때와 다른 점은 농작물재해보험 등에 많은 농민이 가입한 덕에 보험으로 피해 보상을 많이 받을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실내에 있는 경우, 강력한 태풍에 대비해 베란다 창문에 테이핑과 신문지 등을 붙여두면 안전사고 예방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