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우리은행 간부가 수도권 지점 두 곳을 옮겨다니며 1년간 고객 돈 31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적발됐다.
우리은행은 이 같은 사실을 2년간 전혀 모르고 있다가 지난 6월초 감사에서야 뒤늦게 적발해 경찰에 고발했다.
경기 일산경찰서는 29일 고객이 예치한 수십억원을 몰래 빼돌린 혐의(특경가법상 횡령)로 우리은행 최모(39·여) 차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 2010년 6월 고객 A씨가 정기예금에 가입하며 2억5000만원을 맡겼지만 실제로는 1000만원만 입금하는 등의 수법으로 1년간 6명이 입금한 31억950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이렇게 횡령한 돈을 주식투자로 모두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를 본 고객들은 최씨가 은행 간부이다 보니 별 의심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최씨가 은행에서 오래 근무하다 보니 쉽게 적발되지 않도록 범행을 저지르는 게 가능했던 것 같다"며 "피해액은 보험금을 받아 모두 변제했다"고 밝혔다.
한편, 최씨는 감사 적발 이후 인사 대기발령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