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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내부거래액 200조원 육박… 비상장사·총수 지분 많을수록 ↑

[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대기업의 내부거래 규모가 200조원에 육박했다.

비상장사나 시스템통합(SI), 물류, 광고 등 재벌총수나 총수 2세 등 일가의 지분이 높은 계열사일수록 일감을 몰아주는 행태가 심각해 내부거래 비중이 높았다.

기업별로는 삼성, 현대차, SK, STX 등에서 내부거래가 많이 이뤄졌다.

전체 대기업 집단의 내부거래금액은 지난해보다 30% 가까이 급증했으며, 삼성 현대차 LG SK 등 재계 순위 1~4위의 내부거래비중은 전체의 63%에 달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30일 발표한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으로 46개 대기업집단 매출액 1407조원 가운데 계열사에 대한 매출액(내부거래 매출액)은 186조원에 달했으며, 이는 비중으로 2010년 말의 12.0%보다 1.2%포인트 높아진 13.2%였다.

특히 비상장사(1136개)의 내부거래 비중은 24.5%로 상장사(237개·8.6%)의 세 배에 달했으며, 지난해 말보다 1.9%포인트 높아졌다.

또 총수가 있는 대기업집단(38개)의 내부거래 비중은 13.6%로 총수가 없는 집단(8개)의 11.1%보다 더 높았다.

총수가 있는 집단 중 상위 10개 집단의 내부거래 비중도 14.5%로 전년 말(13.2%)보다 높아졌으며, 내부거래 금액은 139조원으로 30조원이나 급증했다.

계열사가 보유한 지분율이 50% 이상인 계열사(886개사)의 내부거래비중은 21.6%로 50% 미만인 계열사(487개사) 10.2%의 두 배를 넘었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30% 이상인 계열사(184개사)의 내부거래비중은 19.2%로 30% 미만의 계열사(1052사)보다 6.1%포인트 높았다.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집단은 STX(27.6%), SK(22.1%), 현대자동차(20.7%) 순이었고, 내부거래 금액이 많은 집단은 삼성(35조원), SK(34조원), 현대차(32조원), LG(15조원), 포스코(14조9천억원) 순이었다.

삼성, SK, 현대차, LG, 포스코 등 이들 상위 5개 집단의 내부거래 금액 합계는 132조원으로 46개 전체 집단의 70.9%를 차지했다. 이는 5개 집단 매출액이 전체 집단에서 차지하는 비중(54.9%)보다 높은 수치다.

회사 유형별로는 상위 집단의 주력산업에서 수직계열화된 회사의 내부거래비중이 높았다. 에스엘시디-삼성, 현대모비스-현대자동차, SK에너지-SK와 같이 거래회사간 업종이 같거나 전후방 관계에 있는 곳이 내부거래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대기업집단 계열사 중 2세 지분율이 50% 이상인 계열사(26개사)의 경우 내부거래 비중은 무려 56.3%에 달했으며, 이들 계열사는 시스템통합(SI), 부동산, 광고대행, 물류 등 `일감 몰아주기' 행태로 비판받았던 업종에 많았다. 또 지분율 30% 이상~50%미만인 계열사(54개사)는 19.6%, 지분율이 30% 미만(1182사) 계열사가 13.4%를 기록했다.

내부거래 때 수의계약으로 거래 상대방을 선정한 사례는 89.7%에 달했으며, 특히 SI, 물류, 광고 등의 수의계약 비중은 91.8%에 달해 경쟁입찰 비중이 10%에도 못 미쳤다.

또 내부거래 때 대금결제 방식은 절반 이상(54.5%) 현금을 사용했다.

공정위 김성삼 기업집단과장은 "100% 출자, 수직계열화 등 부득이한 이유로 내부거래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일감 몰아주기 등 불합리한 거래 관행도 있다"면서 "수의계약으로 거래 상대방을 선정하는 관행도 여전해 비계열 독립기업의 성장 기회를 제약하고 있다"며 경쟁입찰을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