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미국 경제전문방송인 CNBC로부터 ‘최악의 중앙은행 총재(The World’s Worst Central Bankers)’ 13인에 선정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30일(현지시간) CNBC는 지난 23일 미국 금융 전문지 글로벌 파이낸스(Global Finance)가 발표한 미국·중국·유럽연합(EU) 등 50개국 중앙은행 총재들의 성적표를 바탕으로 김 총재를 이 같이 평가했다.
글로벌 파이낸스는 김 총재에게 평점 ‘C’를 줬는데, 김 총재 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중앙은행 총재는 일본(C-)과 아르헨티나(D), 에콰도르(D) 세명 뿐이었으며, 나머지 9명은 김 총재와 같은 ‘C’를 받았다.
김 총재는 지난해에도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는 여지가 있었지만 13개월 연속 금리를 동결하면서 각계각층에서 비판이 제기된 것에 대해 지적을 받으며 글로벌 파이낸스로부터 ‘C’를 받은 바 있다. 2년 연속으로 ‘C’ 평가를 받으며 최악의 중앙은행 총재 중 한명이 된 것.
전임 이성태 한국은행 전 총재는 3년 전인 2009년 ‘A’를 받았었다. 당시 이 전 총재는 글로벌 위기의 격랑 속에서 외환·금융시장을 안정시킨 점과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인 2%까지 내린 점에 대해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김 총재는 소통부재에 정치적 외압에 휘둘린 점에 대해 CNBC로부터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CNBC는 “한국은행이 경기 부진을 이유로 3년 5개월 만에 전격적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을 때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면서 “그동안 금리 정상화와 물가 방어를 강조해온 것과 일관성이 결여된 결정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 인하를 하기 이틀 전 청와대 서별관 회의에 참석했던 점 등을 들며 정치적 외압에 크게 흔들렸다는 인상을 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