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유럽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침체, 내수 침체 등으로 인해 10대 그룹이 올해 상반기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서도 투자를 늘리고 고용을 확대하는 등 공격 경영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전반적인 고용규모는 확대 속에서도 일부 그룹들은 정규직보다 비정규직 채용을 늘려 고용의 질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또 상반기 10대그룹 전체 순이익은 21조6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 늘어나기는 했지만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을 제외한 8개 그룹의 이익은 대폭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2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자산순위 10대그룹 소속 83개 상장사(금융회사 제외)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10대그룹 83개 상장사의 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를 합친 총 상반기 투자액은 40조69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1%(5조3200억 원)이 증가했고 고용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포함해 총 55만7195명 채용,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6349여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투자액 40조6900억 원 가운데 R&D 투자는 11조4600억 원으로 11.6%, 시설투자는 29조2200억 원으로 16.5% 각각 증가했다.
그룹 가운데 삼성그룹의 투자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5%(3조5200억 원) 증가한 21조5800억 원으로 나타나 10대그룹 전체의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또 삼성전자 투자액이 19조7300억 원으로 삼성그룹 전체의 64.6%에 달했다. 삼성전자는 R&D와 시설투자 규모가 각각 5조7800억 원, 13조95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9%, 24.8%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한 7조4300억 원을 투자한 LG그룹은 규모면에서 2위를 차지했고, 3,4위를 차지한 SK와 현대차의 투자규모는 각각 5조원, 4조100억 원으로 같은 기간 9%, 21% 각각 늘어났다.
이어 롯데(6900억 원), 두산(5200억 원), 한화(4600억 원) 등의 투자도 증가했지만 투자규모는 '빅4'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았다.
이에 비해 한진과 GS 투자액은 각각 6300억 원, 19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2%, 17.6% 감소했고 현대중공업은 시설투자 축소로 같은 기간 투자액이 전년 동기 대비 24.7% 줄어든 1700억 원에 불과했다.
이들 그룹은 올해 상반기 불경기 속에서 고용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10대그룹의 고용규모는 55만719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만6349명) 증가했다.
그룹별로는 삼성이 전년 동기 대비 1.3%(2071명) 증가한 16만4529명을 고용해 채용 규모가 가장 컸다.
채용 규모로 2번째인 현대차는 올해 11만5823명으로 지난해의 11만2311명에 비해 채용 인원이 3512명이나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고, 롯데가 2422명 증가한 3만7447명을 채용해 증가폭으로는 두 번째였다.
LG와 SK의 채용규모도 각각 10만4446명과 4만2458명으로 2천명 넘게 늘어났다.
반면 현대중공업과 GS, 한화는 채용을 늘리기는 했지만 규모는 400명 안팎에 그쳤다.
하지만 일부 그룹들은 정규직보다 비정규직 채용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비정규직 채용인원이 지난해 상반기 603명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1506명으로 배를 웃돌았고, 삼성은 비정규직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0명가량 더 많은 7508명 뽑았다.
이런 가운데 올해 상반기 10대그룹 전체 순이익은 21조6천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 증가했지만 삼성과 현대차를 제외한 8개 그룹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대폭 줄어들거나 적자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삼성의 순이익은 9조5천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3%나 증가했고 현대차도 7조2천억 원으로 19.7% 증가했지만 GS와 현대중공업의 순이익은 각각 3천억 원, 8천억 원으로 같은 기간 각각 56.8%, 55.8%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와 두산의 순이익은 각각 2천억 원, 3천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5.9%, 42.5% 감소했고, SK와 롯데의 순이익도 각각 43.2%, 36.6% 쪼그라들었다.
특히 한진의 상반기 순손실은 작년 3천억 원에서 올해 7천억 원으로 적자 규모가 더 커진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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