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고명훈 기자] 민주통합당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6연승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모바일투표에서는 문재인, 대의원투표에서는 손학규 후보가 각각 수위를 차지한 것으로 드러나 모바일투표를 놓고 문재인 후보측과 비문(非文·비문재인) 후보측 사이에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이 지난 2일까지 전국 13곳 순회경선 중 6곳의 경선을 마무리한 결과, 6곳에서 모두 승리한 문 후보가 46.2%의 득표율로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고 2위인 손 후보(25.8%)가 문 후보를 뒤쫓는 양상으로 경선이 전개되고 있다. 김두관 후보(14.7%), 정세균 후보(13.3%)는 각각 뒤로 처지면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득표율은 모바일투표를 신청한 모바일투표자와 오프라인 투표를 신청한 투표소투표자, 경선 당일 유세 현장에서 대의원이 참여한 순회투표자를 합산한 수치인데, 전체 득표율과 달리 일반 유권자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모바일투표와 당의 기간조직인 대의원이 참여하는 순회투표의 양상은 큰 차이가 나고 있는 것이 양측의 설전의 배경이다.
모바일투표의 경우, 문 후보가 47.8%로 압도적 선두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손 후보(25.4%), 김 후보(14.6%)와 정 후보(12.2%)가 뒤쫓는 양상이다. 모바일투표가 고스란히 총 득표율(47.8%->46.2%, 25.4%->25.8%, 14>6%->14.7%, 12.2%->13.3%)에 반영되는 모습이어서 모바일투표가 이번 경선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순회투표에서는 손 후보가 35.1%의 득표율로 1위에 오른 가운데 문 후보(24.9%), 정 후보(20.2%), 김 후보(19.8%) 순으로 득표했고, 투표소투표에서는 손 후보 28.7%, 정 후보 28.6%, 문 후보 27.0%, 김 후보 15.7%로 치열한 '3파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모바일투표와 순회투표가 각각 민심과 당심을 반영하는 경향이 강하다면, 투표소투표는 일반 유권자와 권리당원이 섞여있어 민심과 당심의 혼합적 성격이 있다는 측면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전체 투표자 중 모바일투표자 비중이 92.0%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투표소투표자와 순회투표자 비중은 6.3%, 1.7%에 불과해 순회투표와 투표소투표에서는 후보자들 간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실제 후보별 전체 득표율은 모바일투표에서 앞선 문 후보의 압도적 우위라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후보들은 이런 결과를 놓고 제각각 해석을 내놓고 있다.
문 후보 측은 국민의 손으로 대통령 후보를 뽑는 오픈 프라이머리의 취지에 부합하는 결과라고 옹호하고 있다.
문 후보 측 김경수 공보특보는 "대의원투표에서 문 후보 득표율이 낮은 것은 그만큼 당내 조직이 열세라는 점을 보여준다"며 "모바일투표는 민심이 문 후보에게 있다는 것을 확인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비문(非文·비문재인) 후보들은 애초부터 경선규칙이 문 후보에게 유리하게 짜여졌다고 경선룰의 불공정성을 재차 지적하면서 당심이 민심과 괴리되지 않도록 보완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요구했다.
손 후보 측 김유정 대변인은 "모바일투표가 당심과 민심을 왜곡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더욱이 오픈 프라이머리가 경선 과정에서 숱한 문제점을 드러냈음을 감안하면 전반적인 시스템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 측 전병헌 선대본부장은 "후보의 자질과 정견을 검증할 기회가 많았던 대의원이나 권리당원 투표에서 정 후보 득표율이 높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당이 순회투표 전에 집중적인 TV토론을 개최하든지, 모바일유권자를 상대로 한 연설이나 정견 발표 등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후보 측 전현희 대변인은 "김 후보는 후발주자인데다 조직 면에서 신인이나 마찬가지여서 지금까지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며 "앞으로 경남과 광주·전남을 거치면 충분히 승기를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