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진수 기자] 재건축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하락하면서 입주한 지 30년 이상 된 서울의 노후 아파트 매매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포털 닥터아파트(www.DrApt.com)가 서울 아파트 121만9276가구를 입주시기별로 분류해 올해(2012.1.6~9.4) 매매가 추이를 조사한 결과, 매매가가 이 기간 3.42% 하락했으며 입주 30년 이상 된 아파트값이 평균 7.29% 떨어져 가장 하락폭이 컸다고 5일 밝혔다.
이어 입주 21~30년 아파트(-5.42%), 입주 10년 이하 아파트(-2.18%), 입주 11~20년 아파트(-1.79%) 순으로 하락폭이 커 재건축 기대감으로 아파트가 낡을수록 값이 올랐던 그동안의 관행이 깨진 것으로 나타났다.
입주 30년 이상 된 대표적인 아파트는 강남구 대치동 은마,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1~4단지), 서초구 반포동 한신(1·3차), 송파구 신천동 장미아파트 등이다.
은마아파트 공급면적 112㎡는 연초 10억원을 호가했지만 현재 9억4000만원 선으로 6000만원 가량 떨어졌고, 둔촌주공1단지 26㎡는 3억9000만원에서 2억9000만원으로 1억원 가량 빠졌다.
부동산경기가 호황을 누렸던 2009년에는 입주 11~20년 된 아파트값이 1.96% 오르는 동안 30년 이상 된 아파트는 무려 13.24% 오르고, 2010~2011년 아파트 매매가가 떨어질 때도 30년 이상 된 아파트는 하락폭이 가장 작았지만 주택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서울시가 소형평형 의무비율을 확대하는 등 재건축 인허가 기준을 강화하면서 상당수 재건축 사업장이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는 노후 아파트값 급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닥터아파트 이영호 소장은 "최근 주택시장을 주도하는 실수요자는 낡은 재건축 아파트를 외면하고 있고 재건축 사업 지연으로 실망 매물까지 쏟아져 노후 아파트가 아파트값 하락세를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