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정부는 5일 셰일가스 개발과 전력저장장치(ESS·Energy Storage System)를 신성장동력으로 추가 육성키로 했다.
또 K팝(K-POP·한국대중가요) 전용공연장을 건설하고 해외 환자 유치를 확대해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날 경기도 성남시 판교 세븐벤처밸리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신성장동력성과평가 보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어떻게 지속성장을 하고 어떻게 일자리를 만들어 나갈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라면서 "몇 년 전에는 셰일가스 얘기는 나오지도 않았는데 미국은 완벽한 기술을 만들어 생산에 들어갔다. 세상이 또 바뀐 것"이라고 말했다.
셰일가스는 모래·진흙이 굳어 만들어진 암석층에서 발견되는 천연가스로, 매장량이 석유와 비슷해 미래 에너지원으로 주목받으면서 각국이 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김상협 청와대 녹색성장기획관은 "셰일가스 개발 본격화에 대비해 에너지, 산업분야에 대한 종합 대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중대형 리튬이온전지로서 야간 전력을 저장해 활용하는 ESS는 최근 전력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신성장동력으로서 새롭게 추가됐다.
이어 수도권에 1만5천석 규모의 K팝 상설공연장을 건설하고, 소형 호텔업 허용을 포함해 숙박시설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기반을 구축할 방침이다.
`아레나(arena)형' K팝 공연장은 내년부터 전체 사업비 2천억원 규모의 민자사업으로 추진할 예정이며, 경기도 일산, 서울 도봉구 창동, 강서 마곡지구 등이 검토 대상이다.
정부는 또 해외 환자 유치 업무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 관련법을 국회에 제출하고, 같은 시기 원격진료 도입 추진방안도 마련하는 등 의료서비스를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고부가서비스산업에 대한 수출금융을 확대하고 글로벌콘텐츠 펀드도 추가로 조성하는 등 서비스산업에도 제조업 수준으로 금융지원을 높일 방침이다. 이는 앞으로 세계서비스 시장이 고부가서비스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정부에 따르면 전 세계 서비스 수출시장은 2005~2010년 연평균 11.0% 증가해 2010년 현재 3조7000억달러 규모로 달했으며, 고부가서비스를 중심으로 성장 전망도 밝다.
의료서비스는 2010년 2조3600만달러에서 2015년에 3조8200만달러로, 5년 사이 61.9%나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콘텐츠 시장은 같은 기간 1조5300만달러에서 1조9900만달러, 소프트웨어는 1조1600만달러에서 1조3100만달러로 확대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서비스 수출은 2010년 기준 816억달러로 전 세계 시장 규모의 2.2%에 불과하며, 세계 15위 수준이다. 정부는 고부가서비스를 주력산업으로 육성해 2020년 세계 10대 서비스 수출국으로 도약할 것을 목표로 삼았다.
정책 방향은 크게 세 가지다. 진입장벽과 영업활동규제 등 필요한 제도를 개선하는 것, 서비스산업의 지원을 제조업 수준으로 높이는 것, 전략적 외국진출을 위한 인프라를 강화하는 것 등이다.
분야별 중장기 목표로 2020년까지 외국인환자를 50만명 유치하고, 의료기관 200개가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관광 분야에선 2020년 외국인관광객 2천만명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 콘텐츠 수출은 3배, 소프트웨어 수출은 2배로 확대하는 것으로 꾀한다.
교육 분야에선 외국인 유학생을 올해 9만명에서 2020년 20만명으로 갑절로 늘린다. 또 2015년 배출권 거래제를 시행해 2020년엔 탄소금융시장을 아시아 최대 규모로 육성한다.
특히 의료서비스 강화를 위해 의료기관의 국외 진출을 지원하는 전문펀드(가칭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 조성과 오스트리아의 `VAMED'와 같은 의료수출 전문회사(가칭 '메디컬 홀딩스') 설립이 추진된다.
정부는 국무총리실을 중심으로 신성장동력지원협의회와 이행점검위원회 회의를 정기적으로 열어 정책 추진 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 2009년부터 8조7000억원에 달하는 연구·개발(R&D) 지원을 했으며, 같은 기간 신성장동력분야에서 560조원을 생산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도 3.8%에서 2011년 현재 5.8%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녹색기술(신재생에너지, 탄소저감에너지, 고도물처리, LED 응용, 그린수송시스템, 첨단그린도시), 첨단융합(방송통신융합, IT융합시스템, 로봇응용, 신소재·나노융합, 바이오제약·의료기기, 고부가식품), 고부가서비스(글로벌 헬스케어, 글로벌 교육서비스, 녹색금융, 콘텐츠·SW, 국제회의·관광·전시) 등 17개 분야를 신성장동력으로 발굴해 육성 중이다.
정부는 또 2020년에 녹색 기술과 첨단 융합 등 신성장동력 산업에서 수출 1639억달러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아울러 녹색·융합 산업 생산이 2010년 140조원에서 10년 뒤 893조원으로 늘어나고 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같은 기간 4.7%에서 22.9%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09년부터 3년간 녹색·융합 산업에서 생산 432조원, 설비투자 37조원, 수출 561억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녹색기술 분야에서는 리튬 2차전지가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고, 첨단융합의 대표격인 스마트폰은 2011년 2분기 이후 현재까지 한국 브랜드가 수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