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산업계에 구조조정 광풍의 전조가 내비치고 있다.
정유, 화학, 건설, 자동차업체 등에서 이미 구조조정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 6월 영업본부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70여명의 희망퇴직을 접수했다.
주로 50대 초중반의 팀장급 이하 직원들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직영 주유소에 근무하도록 해주고 60세까지 정년도 보장해주기로 했다.
GS칼텍스는 업계 1위인 SK에너지에 비해 영업인력 비중이 큰 편이어서 구조조정에 나선 것으로 보이지만 다른 정유업체들도 내수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영업 인력의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KCC도 7월 초 직원 40여명을 해고했다.
회사측은 구조조정이라기보다는 인사고과상 근무태만 등 문제가 있는 직원들을 솎아내는 차원의 인사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건설 경기 위축에 따라 건축자재업계가 겪고 있는 불황도 이번 인사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대형 건설업체들도 해외 플랜트 등 수익성이 담보되는 몇몇 분야에 집중하기 시작하면서 주택·건축 분야 임직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플랜트 분야 지원자들만 초청해 2차례의 채용 설명회를 열었고, 대대적인 구조조정은 없지만 주택 현장이 대폭 축소되면서 관련 인력을 다른 분야로 옮겨 자연스럽게 주택 인력이 줄어들었다.
중견 건설업체들도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연합의 '건설사 인력감축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건설사들이 감원한 인원은 2600여명에 달한다.
업체별 감축인원은 벽산건설 250명, 풍림산업 350명, 삼부토건 110명, 남광토건 170명, 우림건설 260명, 성원건설 660명, 삼안 400명, LIG건설 210명, 우방 270명 등이다.
통계에서 빠진 비노조원, 비정규직, 일용직노동자 등을 포함하면 실제 일자리를 잃은 사람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는 삼환기업은 임원 20명 전원에게서 사직서를 받기도 했고, 최근 매각 실패로 유동성 위기를 겪는 쌍용건설도 상황이 정리되면 자구책 마련 차원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영업부진에 빠진 르노삼성이 7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르노삼성은 기업 회생 방안의 하나로 직원의 20% 가량 되는 연구개발(R&D)과 디자인 부문을 제외한 전 직원 4700명 정도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앞서 한국지엠도 지난 6~7월 부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으며, 130여 명이 지원해 차례로 퇴직 절차를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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