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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소송 보복 나선 애플, 아이폰5서 삼성 핵심부품 배제

[재경일보 김상현 기자] 애플이 오는 12일(현지시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차세대 아이폰 '아이폰5'에 메모리칩, LCD 디스플레이 등 삼성전자의 핵심부품을 뺀 것으로 드러났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블룸버그통신이 8일 보도했다.

하지만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계속 공급한다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5에 LG디스플레이와 샤프 등이 만든 새로운 스크린 기술을 채택하고, 아이폰에는 대만의 AU Optronics, 10월에 공급될 작은 크기의 새로운 아이패드에는 LG디스플레이 스크린을 사용할 예정이다.

전날 한국경제신문은 이와 관련 애플이 아이폰5 발표에 맞춰 주요 글로벌 통신사에 공급할 초기 물량을 생산하면서 낸드플래시 모바일D램 등 메모리칩을 SK하이닉스와 일본 엘피다, 도시바 등에 주문했고, LCD는 LG디스플레이와 재팬 디스플레이, 배터리는 중국 ATL, 일본 산요 등에서 조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같은 핵심 부품 배제에 대한 표면적인 입장은 가격 문제이지만 삼성전자와 특허소송에 대한 보복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애플이 삼성전자와 특허소송을 벌이는 가운데 40%(가격기준)에 달하는 삼성전자에 대한 아이폰 부품의존도를 줄이는 동시에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타격을 주기 위해 부품 사용 줄이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됐었다.

또 애플은 특허소송에 돌입한 이후 삼성전자에 대한 부품 의존도를 낮추도록 칩과 디스플레이 공급원을 다양화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왔었다.

애플에게 있어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 최대 경쟁자인 동시에 최대 부품 공급처라는 미묘한 존재였기 때문에 애플은 아이폰5부터 부품 공급처 다양화에 나서며 선긋기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조사기관인 번스타인(Bernstein)은 애플이 삼성전자에서 조달하는 모바일 단말용 칩의 구매물량은 지속적으로 떨어져서 삼성전자의 2012년 수익에서 2.5%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삼성전자가 애플에 공급한 부품 가격은 10조원가량으로, 삼성전자 매출의 약 6%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