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유혜선 기자] 우리나라의 담배 가격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국가들 가운데 가장 싼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이 저렴한 담뱃값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영향으로 흡연율도 2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유럽연합(EU)산하 담배규제위원회가 OECD 22개국의 현재 담배가격(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을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가 2500원으로 가장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담뱃값이 가장 비싼 아일랜드는 1만4975원으로 우리나라에 비해 6배나 비쌌다.
영국(4.6배, 1만1525원), 프랑스(3.8배, 9400원), 독일(3.6배, 8875원), 네덜란드(3.4배, 8400원), 스웨덴(3.3배, 8200원), 벨기에(3.3배, 8200원), 덴마크(3.14배, 7850원), 핀란드(3.12배, 7800원) 등 대부분의 선진국 담뱃값도 우리나라의 최소 3배 이상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 보건통계수집국(Global Health Observatory) 조사(2010년)에서도 우리나라는 OECD 34개국 가운데 담배값이 2500원으로 가장 쌌다.
이 조사에서는 노르웨이가 1만5758원으로 담뱃값이 가장 비쌌으며, 우리나라의 6배가 넘었다.
아일랜드(1만3199원), 오스트레일리아(1만2761원), 영국(1만1611원), 뉴질랜드(9704원) 등의 담뱃값도 매우 비쌌다.
물가를 고려해도 우리나라의 담뱃값은 상대적으로 매우 저렴한 수준이었다.
'더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의 2010년 기준 세계 빅맥 가격 통계에 조사값이 존재하는 OECD 9개국 가운데 담배가 빅맥보다 싼 나라는 한국(담배 2.11달러, 빅맥 2.82달러)과 일본(3.47달러, 3.67달러) 뿐이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경우 담뱃값(10.77달러)이 빅맥(3.84달러)의 거의 세 배, 노르웨이도 담배(13.3달러)가 빅맥(7.2달러)의 약 두 배에 이르렀다.
반면 담뱃값과 대조적으로 흡연율에서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높은 흡연율에 담뱃값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OECD 흡연율 통계(15세이상 성인남성, 2009년)에 따르면, 우리나라(44.3%)는 OECD 34개 나라 가운데 그리스(46.3%)에 이어 두 번째로 흡연율이 높았다.
반면 흡연율이 가장 낮은 스웨덴(13.5%)을 포함해 아이슬란드(15.9%), 미국(17.9%), 오스트레일리아(18.0%), 캐나다(18.2%), 뉴질랜드(19.3%), 노르웨이(21.0%) 등 대부분 담배값이 비싼 나라들에서 흡연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당국은 이처럼 세계적으로 높은 우리나라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어느 정도 담뱃값을 올릴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임종규 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흡연 억제 효과가 가장 큰 정책은 가격 인상"이라며 "특히 고3 남학생과 여학생의 흡연율이 각각 25%, 8%에 이르는 현실에서 담뱃값 인상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