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이 올해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하향조정했다.
또 일부 IB는 올 하반기 경제성장률을 1%대 중반으로 예상, 상반기의 경기 부진이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와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주요 외국계 IB들이 최근 내놓은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2.6%로 7월 말 2.9%에 비해 한 달여 만에 0.3%포인트나 낮아졌다.
기관별로는 UBS가 2.9%에서 2.1%로 0.8%포인트나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이는 올해 상반기 성장률이 2.6%인 것을 고려하면 하반기 성장률은 1.6% 정도로 크게 추락할 것으로 전망한 것으로, 1%대 성장률은 강력한 대외 충격이 발생했을 때 나타나는 수준의 수치다.
대신경제연구소 문정희 연구원은 이와 관련 "4분기부터 한국 경기가 회복세를 탈 것으로 예상하지만 유럽 재정위기가 계속 악화하고 미국과 중국도 성장률이 떨어져 수출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하반기 1%대 성장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JP모건은 2.9%에서 2.5%, 도이치방크는 3.0%에서 2.6%로 각각 0.4%포인트 하향조정했다.
모건스탠리와 바클레이즈도 각각 2.8%, 2.7%로 전망치를 내렸다.
실제로 최근 각종 경제지표를 고려하면 올 하반기 성장률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보다 0.3% 성장,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분기 0.2% 성장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우리나라 경제의 동력인 수출 부진도 계속되고 있다.
8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6.2% 감소한 429억7천만 달러로, 올해 1월 412억2천만 달러 이후 가장 적었다.
KB투자증권 임동민 연구원은 "하반기 한국 경제의 관건은 역시 유럽 경제의 회복 여부"라며 "이와 함께 연말 미국과 중국의 소비가 살아나면 수출이 회복돼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한국의 경제 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10개 주요 IB이 내놓은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3.6%로 7월 말 3.7%에서 0.1%포인트 하향조정됐다.
골드만삭스가 기존 3.8%에서 3.5%로 0.3% 하향 조정한 가운데 JP모건이 3.5%에서 3.3%로 0.2%포인트 내렸다.
모건스탠리와 UBS도 3.9%, 3.5%로 0.1%포인트씩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