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현규 기자]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고차 인기 차종도 시장에 나와 구매자에게 팔리기까지의 기간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름을 많이 먹고 상대적으로 가격도 비싼 중형차와 준대형차는 상위권에서 자취를 감췄다.
10일 국내 최대 중고차업체 SK엔카가 올 7~8월에 200대 이상 판매된 차종에 대해 시장에 나와 판매되기까지 기간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1위인 현대차 아반떼MD 2010년식은 평균 13.5일이 걸렸다.
한국지엠 라세티 프리미어 2009년식 15일, 아반떼MD 2011년식 15일, 르노삼성 SM3 2010년식 15.2일, 기아차 스포티지R 2011년식 15.8일 등이 뒤를 이었다.
이는 7개월 전인 작년 12월~올 1월에 상위권에 오른 차종의 판매 기간보다 5일가량 늘어난 것으로, 당시 SM3 2011년식은 가장 빠른 8.2일 만에 팔렸고, 기아차 K5 2011년식(8.9일), 아반떼HD 2009년식(10일), 현대차 그랜저 뉴럭셔리 2008년식(11일), 그랜저 뉴럭셔리 2009년식(11.3일) 등이 뒤를 이었다.
SK엔카는 중고차 시장은 겨울보다 여름이 성수기인데도 인기 차종의 판매 기간이 이처럼 길어진 것이 경기 침체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침체는 빨리 팔린 차의 종류에도 반영돼 작년 12월~올 1월에는 10위권에 K5, 그랜저, SM5 등 중형·준대형 세단이 무려 6종이나 포함돼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나 올 7~8월에는 K5 단 한 종이 들어가는 데 그쳤다.
이런 변화는 수입차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올 여름 가장 빨린 혼다 CR-V 2007년식은 판매까지 평균 16.9일이 걸렸다. 이는 지난 겨울 가장 빨리 팔렸던 폴크스바겐 골프의 기간 7.61일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10위 안에 든 다른 차종의 판매 기간도 지난겨울 12.2일~15.2일에서 올여름 17.9일~20일로 5일가량 늘어났다.
SK엔카 인터넷사업본부 박홍규 이사는 "경기 침체로 전체적으로 판매 기간이 늘었고 중대형 차량의 수요가 떨어졌다"며 "소비심리 위축으로 신차만큼이나 중고차 소비자도 더 신중히 생각하고 구매를 결정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