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삼성전자 변화도 현재진행형… 바이오 시밀러 변신 준비
제일모직이 의류업체일까? 케미칼(화학)업체일까?
또 삼성SDI는 디스플레이기업일까? 2차전지 기업일까?
대부분은 전자를 택하는 이들이 많겠지만, 현재로는 후자가 정답이 맞다고 봐야 할 상황이 됐다. 케미칼, 2차전지 부문의 매출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변화하는 경영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 나가면서 기업들의 주력 사업이 바뀌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에게 익숙한 갤럭시, 빈폴 등의 유명 의류 브랜드를 가진 제일모직의 주력 제품은 의류가 아닌 케미칼(화학)이며, 디스플레이 전문기업으로 알려진 삼성SDI도 작년을 기점으로 2차전지의 매출이 디스플레이를 넘어섰다.
가전제품에서 반도체로, 다시 휴대전화로 주력 제품이 바뀌어 온 국내 최대 기업 삼성전자도 신성장동력으로 바이오 시밀러(생명공학)를 육성하고 있어 조만간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2조9414억원의 매출을 올린 제일모직은의 매출을 사업군별로 나눠 보면 케미칼 43.8%, 패션 및 기타 29.5%, 전자재료 26.6%로 나타나 주력 사업이 의류가 아닌 케미칼인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연간 매출도 케미칼 43.3%, 패션 및 기타 29.0%, 전자재료 27.6%로, 1954년 설립된 이후 한국 섬유산업의 성장을 주도해 왔던 제일모직은 이제 의류기업에서 케미칼기업으로 완전히 탈바꿈한 상태다. 원래 주력사업이었던 의류 사업을 통해 올리는 매출은 이제 전체 매출의 30%도 되지 않는다.
케미칼이 매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제일모직의 주된 수입원은 이제 TV, 휴대전화, 컴퓨터, 냉장고 등에 사용되는 합성수지와 건축내장재다.
제일모직은 디스플레이에 들어가는 편광필름, 반도체 페이퍼를 연마해 주는 EMC(Epoxy Molding Compound) 등 전자재료도 생산해 삼성전자 등에 납품하고 있다.
제일모직이 전자재료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2002년 구미에 IT 생산단지를 준공한 이후부터로, 제일모직은 앞으로 전자재료사업을 주력사업으로 키워 나간다는 계획이어서 머지 않아 제일모직의 주력 사업은 케미칼에서 IT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삼성SDI도 주력사업이 디스플레이에서 2차전지로 바뀌었다.
1970년 설립된 삼성SDI는 진공관과 브라운관 사업을 시작으로 LCD와 PDP, 그리고 아몰레드(AMOLED,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까지 진출했던 디스플레이 전문기업이었지만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2차전지 사업에 뛰어든 이후 지난해에는 새로 시작한 에너지 및 기타사업의 매출 비중이 52%로 디스플레이 매출(48%)을 넘어섰으며 올 상반기에는 에너지 및 기타 매출 비중이 57%로 더 확대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산업 트렌드에 맞게 변화해 나가는 것은 시장에서 퇴출되지 않기 위한 몸부림"이라면서 "바뀌는 환경에 선제로 대응하지 못하면 기업이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미래를 이끌어 갈 새로운 산업을 예측하고 준비해 나가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세계적인 IT기업인 삼성전자도 끊임없는 변화했고, 지금도 진행형이다. 가전제품에서 반도체로, 다시 휴대전화로 주력 제품이 바뀌었다. 휴대전화의 매출 비중은 이제 70%에 육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아직도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바이오 시밀러(생명공학) 등을 신성장동력으로 꼽으면서 투자를 늘리고 있어 주력 제품이 의약품, 의료기기 등으로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