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정부는 10일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활력 대책회의를 열고 원천징수하는 근로소득세를 덜 걷어 근로자들의 소득이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효과를 꾀하기로 했다.
근로소득세는 근로소득에서 세금을 원천징수한 뒤 매년 초 연말정산을 통해 돌려주는 방식으로 과세되는데 정부 방안은 원천징수 때 덜 걷는 대신 연말정산 후 환급하는 돈도 그만큼 적게 주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합리화 방안은 세율 자체는 그대로 두고 원천징수와 연말정산 방식을 조정한 것으로, 근로자가 내는 최종 납부세액은 달라지지 않아 근로자로서는 `덜 떼고 덜 돌려받는' 방식이다.
세수에는 변함이 없지만 근로자 입장에선 월급에서 세금이 덜 떼이니 세후 소득이 늘어나게 되는데, 이를 통해 내수를 살려보겠다는 것이다.
올해는 9월 급여(1~8월분은 소급)부터 세금을 덜 떼지만, 연초 소득에 대한 연말정산을 종전의 방식으로 더 많이 받았기 때문에 올해 일회적으로 세금을 덜 내는 효과가 있지만 퇴직시점에 그 부분이 반영된다.
개정안은 간이세액표상 특별공제율을 상향조정해 공제규모를 키워 원천징수액을 줄였다.
근로소득 간이세액표의 공제액을 납세자의 실제 공제 수준에 근접하도록 조정해 매달 고용주(회사)가 원천징수하는 근로세액을 평균 10% 수준으로 낮춘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2인 이하는 `110만 원+총급여의 2.5%'를 공제했으나 개정안은 `210만 원+총급여의 4%'로 올렸고, 3인 이상은 `250만 원+총급여의 5%+총급여 4천만 원 초과분의 5%'에서 `350만 원+총급여의 7%+총급여 4천만 원 초과분의 5%'로 바꿨다.
3인 가구, 월 급여 300만 원인 근로자의 원천징수액은 현행 4만 7560원에서 3만 2490원으로 1만 5070원(32%) 감소한다.
또 4인 가구, 월 급여 500만 원인 근로자는 월 26만 9290원에서 24만 820원으로 2만 8470원(11%) 줄어든다.
특별공제율 조정은 원천징수액을 낮추지만 연말정산에서 돌려받는 금액도 낮춰, 내년 초 연말정산에서 올해 소득에 대한 최종 납부세액은 변함이 없어도 '13월의 보너스'인 환급액은 원천징수한 만큼 줄어든다.
또 연말정산에서 돌려받지 못하고 오히려 추가 납부하는 경우라면 내년 초에 내야 할 금액이 더욱 커진다.
정부는 1조 5천억 원 원천징수가 축소되고 내년에는 5천억 원 환급돼 올해 정부수입이 2조 원 정도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한다.
현행 제도에서 정부수입을 보면 올해 원천징수액이 20조 원, 환급액이 4조 원으로 수지는 16조 원이었으나 제도가 바뀌어 올해 원천징수가 18조 5000억 원으로 줄고 이미 환급한 4조 원을 반영하면 수지는 14조 5000억 원이 된다.
내년에는 원천징수액이 18조 원, 환급액 2조 5000억 원, 수지 15조 5천억 원으로 예상된다.
2014년에야 원천징수액 18조 원, 환급액 2조 원, 수지 16조 원으로 제도개선 이전과 같아진다.
기획재정부 최상목 경제정책국장은 "실제 가처분소득은 올해 늘어나고 내년부터 영향이 없다"라며 "정부 수지에도 2조원 줄어드는 경제적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