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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 과열로 번호이동 폭주… 이통사 전산망 불통에 소비자 불만 폭발

[재경일보 김상현 기자] 지난 주말 시장에 과도한 보조금을 투입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들이 전산망 급증한 번호이동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소비자들이 휴대전화를 개통하지 못하고 불만을 터트리는 등 혼선이 빚어졌다.

1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번호이동을 통합 처리하는 한국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전산망이 지난 10일부터 장애가 발생한 탓에 이통 3사가 지난 7∼9일 보조금으로 끌여들인 번호이동 가입자 대다수가 제대로 휴대전화를 개통하지 못해 불편을 호소했다.

KTOA는 10일 번호이동 전산 마감을 오후 6시에서 오후 8시로 연장하고 11일 운영 시작 시간을 오전 10시에서 1시간 앞 당겼지만 이 같은 사태를 막지 못했고, '클리앙' 등 IT관련 게시판에는 처리 가능한 업무량에 관계없이 일단 가입자부터 모으고 보자는 식의 이통사 영업 태도에 대해 불만이 쏟아졌다.

업계에 따르면, 전날 번호이동을 마감한 결과 SK텔레콤이 3만6145명, KT가 1만2423명, LG유플러스가 1만9048명을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순증·순감 결과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각각 2만1687명, 1590명 순증했고 KT는 2만3258명이 순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전날 실적은 시장 과열 이전의 하루 번호이동 건수가 8만건 정도였던 것에 대비해 훨씬 못 미친다"며 "특히 타사는 자체 전산망까지 포화돼 실적이 제대로 잡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KT 관계자는 "KTOA 전산 장애로 번호이동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자체 전산에 특별한 이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전산 장애가 정상화되고 각 사가 유치분을 다 입력하면 어느 사업자가 가장 많은 보조금을 퍼부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신경전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