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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전산장애 지속… SK텔레콤·LG유플러스 번호이동 가입자 우선 처리

[재경일보 김상현 기자] KT가 번호이동 가입자를 대량 유치하고도 전산처리를 소화하지 못해 가입자들이 개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전산망도 과부하로 장애를 일으켜 극심한 번호이동 지연 현상이 일어났었다.

1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사의 번호이동을 지원하는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U+) 간 번호이동만 처리하고 KT를 '전산장애 사업자'로 분류, 일시적으로 번호이동 작업에서 배제했다.

이에 따라 KT로 이동하는 가입자는 물론 KT에서 타사로 이동하는 가입자들도 휴대전화 개통 지연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 번호이동 가입자는 전산처리가 완료돼야 새로 산 휴대전화를 개통할 수 있다.

전산 장애가 발생한 이유는 이통 3사가 지난 7일부터 막대한 보조금을 투입하며 '제살 깎기 식' 가입자 빼앗기 경쟁을 벌인 탓에 번호이동 신청자가 갑자기 너무 많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 많은 번호이동 신청자가 몰리는 바람에 실제 개통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11일 완료된 번호이동 처리 결과를 보면 KT는 2만9324명의 가입자를 잃은 반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2만1479명, 7845명을 새로 확보한 것으로 나타나 평소 번호이동 실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그만큼 전산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산 이상으로 일부 사업자의 주말 영업 결과물이 여전히 반영되지 못해 왜곡된 통계가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전날 방송통신위원회가 보조금 경쟁을 중단하라는 경고를 내렸음에도 시장은 과열 상태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