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상현 기자] SK텔레콤과 KT가 4G(4세대) LTE(롱텀에볼루션)망을 지원하는 아이폰5를 출시할 예정이어서 국내 이동통신3사의 희비가 교차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LTE 가입자 확대에 찬물이 끼얹어지게 됐지만 SK텔레콤과 KT는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은 애플이 지원하는 800㎒와 1.8㎓ 두 주파수 대역을 모두 보유하고 있어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KT는 기존 아이폰 이용자를 LTE로 전환시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반면 음성통화지원기술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을 사용하고 있는 LG유플러스는 아이폰5가 지원하는 WCDMA 기술 방식과 달라 주파수가 동일해도 단말 사용이 불가능해 입맛만 다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LTE를 지원하는 아이폰5로 통신업계 1위, LTE 1위 자리를 더 견고하게 다진다는 계획이다.
KT는 서비스 시작이 늦어 밀리고 있는 LTE 시장에서 아이폰5로 반등하겠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아이폰5가 출시되기 전까지 경쟁력을 키울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이번 아이폰5 경쟁은 LTE 망이 좌우할 것"이라며 자사가 KT보다 많은 지역에서 LTE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음질 음성통화인 HD보이스(VoLTE) 등 최신 LTE 기술을 가장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세하다고 밝혔다.
KT는 타사보다 빠른 속도로 LTE 망을 확대하고 있다며 LTE 경쟁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다고 반박한다. 또 국내 최초로 아이폰을 도입하면서 얻은 선도적인 이미지도 강점이라고 주장한다.
LTE 후발주자라는 이미지 탓에 3세대(3G) 이동통신 이용자의 LTE 전환에 어려움을 겪으며 유입보다 이탈이 많았던 KT는 아이폰5가 LTE를 지원함에 따라 경쟁사로 번호이동을 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가지게 됐다. KT는 AS 등 아이폰 관련 다양한 서비스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멀티캐리어(MC) 서비스를 위해 SK텔레콤은 1.8㎓, KT는 900㎒ LTE 네트워크도 구축 중이다. MC는 사용자를 서로 다른 주파수로 분배해 속도 저하를 막는 기술로, LTE는 속도가 경쟁력이기 때문에 통신 3사는 MC를 차별점으로 구상하고 있다. 전 세계 통신사 중 MC를 하고 있는 것은 국내뿐이어서 SK텔레콤 아이폰5 이용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LTE를 즐길 수 있게 될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아이폰5가 사양도 경쟁제품에 비해 뛰어나지 않고 별다른 혁신이 없어서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데다 국내 출시일이 확정되지 않았고 VoLTE 등 최신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당장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며 애써 담담한 표정이다.
또 아이폰5보다 제품 사양이 월등히 뛰어난 갤럭시노트2나 옵티머스G 등이 출시되면 아이폰5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사양만으로 봤을 때 지난해 나온 LTE 스마트폰보다 못한 아이폰5가 힘을 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
특히 해외 국가에 비해 까다로운 국내 전파인증 절차까지 마치고 아이폰5가 출시되기까지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으로 보여 그 때까지 아이폰5가 얼마나 국내에서 경쟁력을 가질 지 여부가 LG유플러스가 입을 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또 애플 아이폰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기존 아이폰3GS와 아이폰4 사용자들이 아이폰5 출시에 맞춰 이통사를 옮길지에 대해서도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KT 아이폰3GS 가입자들의 2년 약정 기간은 지난해 말부터 끝나기 시작했고 아이폰4의 약정기간도 이달부터 만료된다.
이들 제품이 나왔을 때 우량 가입자를 KT에 대거 빼앗긴 SK텔레콤은 "이번에는 우리가 빼앗아올 차례"라며 벼르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우리 회사의 아이폰4 약정기간은 내년 3월부터 끝나기 때문에 아이폰 가입자를 빼앗길 우려가 적다"며 "아이폰3GS와 아이폰4 때문에 KT로 옮긴 가입자들이 우리 회사의 아이폰5로 되돌아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아이폰5가 출시되면 이통사들의 보조금 경쟁이 다시 촉발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지만, 방송통신위원회가 '최대 3개월 신규 가입자 모집 금지' 처벌 카드를 쥐고 있어 보조금 경쟁을 쉽게 벌이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