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상현 기자] 12일(현지시각) 공개된 아이폰5가 LTE(롱텀에볼루션)를 지원하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LTE 관련 특허 소송을 제기할지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IT·통신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아이폰5에 대해 이르면 이달 말 미국 법원에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애플이 아이폰4S를 공개했을 때도 발표 후 불과 15시간 만에 프랑스 파리와 이탈리아 밀라노 법원에 애플을 상대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바 있다.
애플도 지난달 말 미국 특허소송 대상에 삼성전자의 최신 제품인 갤럭시S3와 갤럭시노트2 등을 포함시킨 바 있다.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신종균 삼성전자 IM(IT·모바일) 담당 사장도 아이폰5 공개 하루 전날인 12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강남 사옥에서 열린 수요사장단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애플과 부품 분야에서 관계도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면서도 "LTE 통신 특허 등 가진 카드가 많다"고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또 아이폰5가 4G LTE 기능을 지원한다면 특허권을 벗어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하지 않았지만 이를 부정하지도 않아 삼성전자 LTE 특허 등 통신 기술 특허를 침해했는지 따져보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아울러 "애플과 합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애플과 계속 법정 공방을 벌일 것임을 분명히 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유럽전기통신표준협회(ETSI)에 신고된 LTE 표준특허 수가 819건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고, 컨설팅·특허평가 전문업체들도 노키아, 퀄컴과 함께 삼성전자를 LTE 특허 경쟁력 3강으로 꼽았다.
하지만 삼성이 쉽사리 LTE 특허를 무기로 애플을 압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LTE 특허 중 상당수가 3G(3세대) 이동통신 관련 특허와 마찬가지로 표준특허이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즉각 판매금지 요청을 할 경우 독점적 지위의 남용이 된다는 반격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애플이 삼성전자에 이미 특허 사용료를 낸 퀄컴의 부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다시 특허 사용료를 낼 필요가 없다는 이른바 '특허 소진' 이론도 제기되고 있다.
이 밖에 애플의 LTE 특허 보유 건수도 만만치 않다는 점 역시 삼성전자의 LTE 특허 소송제기에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