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유진 기자] 양극화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추석 선물세트도 양극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으로 인해 저가 제품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고가 제품 역시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간은 완전히 실종된 것.
특히 식품의 경우, 소비자들이 건강을 위해 '웰빙' 선물세트를 찾는 경향이 강해지며 이 같은 현상이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업체들은 지난해보다 저가 선물세트 비중을 확연히 늘렸다.
홈플러스는 총 3000여종의 선물세트 중 절반 이상인 1600종을 3만원 미만으로 구성했다.
이마트는 1만원 미만인 초저가 제품을 지난해보다 15% 늘린 80만개 준비하는 한편, 4만원대 굴비세트까지 최초로 선보이고 있다.
롯데마트도 꼭지를 제거하지 않은 사과세트를 내놓는 등 저가 선물세트 마련에 주력했다.
그러나 고가의 선물세트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한쪽에서는 10만원대 실속형 한우 선물세트를 선보이면서 다른 쪽에서는 65만원에 '친환경 명품 8도 한우세트'(1천세트 한정)를 처음 기획해 내놓아 서민이나 실속형 소비자들, 그리고 부유층을 모두 겨냥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갤러리아 백화점은 상황버섯과 다기세트로 구성된 다정다감세트를 95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도 횡성한우 한누리 갈비혼합세트를 21만3400원에, 고급 사과·배 세트를 12만1천원에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저가형 선물세트인 '김 세트'에서도 프리미엄 제품이 나오고 식용유나 스팸·참치 선물세트 등에서도 동일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저 9900원의 김 선물세트를 판매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은 최근 1속에 16만원에 달하는 명품 김도 출시했다.
식용유 선물세트도 제품에 따라 5900원~3만2700원, 스팸 선물세트는 1만원대~7만원대로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인기 선물 중 하나인 '동원 참치 선물세트' 역시 2만원 대에서 12만원짜리 '동원 뱃살참치 명작세트'(1천개 한정판매)까지 나와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기가 위축됐지만 최상급 재료의 고급 제품을 원하는 고객들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며 "업체들도 이에 맞춰 선물세트를 구성하며 중간 가격대의 선물은 많이 사라진 모습이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