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영은 기자] 러시아와 그린란드, 노르웨이, 카자흐스탄 등 4개국 순방을 마치고 14일 귀국하는 이명박 대통령이 `내곡동 사저 특검법' 처리를 놓고 숙고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대통령이 내곡동 사저 특검법 재의 요구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18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의 의견을 듣고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 참모들 사이에서는 `특검법을 그대로 수용할 수 없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특히 `민주당이 특검 2명을 모두 추천한다'는 내용을 수용할 수 없다는 게 청와대 참모들의 인식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특정 정당에서 특검을 추천한다는 것은 명백한 위헌 요소가 있다"면서 "물론 대통령이 정치 상황까지 아우르며 종합적 판단을 내려야 하겠지만, 그대로 받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재로서는 특검법을 수용하기 보다는 재의 요구를 할 가능성에 무게추가 쏠려있는 형국이다.
문제는 내곡동 사저 특검법이 정상적 절차를 거쳐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됐기 때문에, 여야가 합의한 법안에 대해 재의 요구를 했을 경우 `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특히 집권 여당이자 원내 제1당인 새누리당이 합의한 만큼 이 대통령이 재의 요구를 했을 경우 국회에서 재의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재의란 의결된 안건을 다시 심사·의결하는 절차로, 대통령은 국회에서 의결된 법률안에 이의가 있는 경우 15일 이내에 이의서를 붙여 국회로 환부하고 재의를 요구할 수 있다.
재의를 요구하지 않으면 정부 이송 후 15일 이내에 대통령이 법안을 공포한다. 특검법안이 6일 정부로 이송된 만큼 재의요구를 판단할 수 있는 기한은 21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