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영은 기자] 북한이 개성공단 입주 기업의 회계조작에 대해 징벌적 벌금 규정을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일부는 13일 북측이 8월 초 개성공단 입주 기업이 회계조작을 했을 경우 200배의 벌금을 물릴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개성공단 세금규정 시행세칙' 개정안을 개성공단관리위원회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 "북측이 2004년부터 본격 가동한 개성공단 입주 기업이 신고하는 이윤에 대해 의혹을 품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행 `개성공업지구 세금규정'에 따르면, 제조업에 종사하는 입주 기업은 결산 이윤의 14%를 기업소득세로 납부하게 되어 있지만 이윤 발생 연도부터 5년간은 기업소득세를 전액 면제받고 이후 3년간 50%를 감면받는다.
이 같은 규정에 따라 지난 2년간 총 4개 입주 기업이 16만달러 가량의 세금을 납부했는데, 세금을 낸 곳이 총 123개 입주 기업 가운데 4개사에 불과해 북측은 입주 기업들이 회계조작을 통해 이윤을 속이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품은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8월 북측이 새로운 시행세칙을 통보한 이후 현재까지 벌금부과 사례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앞으로 입주 기업들에는 상당한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부는 개성공단관리위원회를 통해 북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측에 입주 기업들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칠 것을 촉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행세칙 제정과 개정은 남북 합의사항이 아닌 북측의 고유 권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