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3중 악재'로 영세상인들 추석 앞둔 체감경기 급속 악화

[재경일보 박수현 기자] 경기 불황으로 인해 소비 심리가 위축된데다 태풍으로 인한 농수산물 가격 급등,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의무휴일 영업 재개 등으로 인해 전통시장 상인 등 소상공인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계속해서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제16호 태풍 '산바'가 북상 중이어서 근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16일 소상공인진흥원과 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에 따르면, 전국 3200개 소상공인 사업체를 대상으로 8월 체감경기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전월의 82.1에서 0.6포인트 하락한 81.6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가 100을 넘으면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생각하고 100 아래는 악화할 것으로 본다는 뜻이다.

또 5월의 100.2 이후 6월(86.4), 7월(82.1), 8월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석 달 연속으로 이 지수가 하락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난해 5~8월 한차례뿐이었다.

특히 지난달 물가 상승세가 1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난 가운데서도 소상공인들의 경기 체감지수가 하락해 충격적이라는 분석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2%로 2000년 5월(1.1%) 이후 최저였다.

상인들의 체감 경기가 나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경기 불황으로 인해 실질 구매력이 낮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상인들은 경기침체 때 가장 먼저 영향을 받고 경기활황 때 가장 늦게 효과를 본다.

실제로 1분기 민간소비는 전분기보다 1.0% 증가했다가 2분기 0.4%로 증가율이 뚝 떨어졌다. 소비자심리지수도 5월 105, 6월 101, 7월 100에서 지난달 99로 `비관적' 전망으로 바뀌었다.

이런 가운데 태풍으로 채소, 과일 등 농수산물 가격이 크게 올라 추석 명절에도 소비자들이 지갑을 잘 열지 않으면서 상인들의 시름이 더 깊어지고 있다.

청상추와 애호박은 `금상추', `금호박' 수준으로 가격이 폭등했다.

9월 들어 첫주 청상추 도매가격은 4kg당 5만5640원으로 8월 평균가격보다 108.1% 뛰었고 애호박은 8kg당 3만8760원으로 70.7% 올랐다.

배추 도매가격도 1kg당 평균 1132원으로 8월보다 25.5% 올랐고 대파는 1kg당 3028원으로 29.1%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태풍 산바가 추석을 앞두고 한반도를 다시 강타할 것으로 보여 농수산물 가격에 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형마트와 SSM이 법원 결정에 따라 의무휴일 영업을 재개한 것도 상인들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기 불황으로 인해 대형마트와 백화점도 함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호주머니를 열기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할 것으로 보여 소상인들과 더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진병호 전국상인연합회장은 "경기가 안 좋은데다 채소, 과일 값이 올라 추석 경기가 상인들의 기대에 많이 못 미칠 것 같다. 태풍이 또 온다고 하니 걱정부터 앞선다. 대형마트의 영업재개로 어려움은 더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